트럼프 “내 인지력 만점” 자랑했지만…선택적 공개한 건진 보고서 ‘의문’
“선별된 내용만 담은 것처럼 보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 인지력은 만점”이라고 건강검진 결과를 자랑한 가운데 백악관이 공개한 건진 보고서에 다수 빈틈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목 발진과 손등 멍 등 눈에 보이는 건강 이상 징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긍정적 평가만 선택적으로 공개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1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월터리드 군사 의료센터에서 받은 신체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결과가 극도로 좋았다”며 “고난도 인지력 능력 검사에서 30점 만점에 30점을 받았다”고 자랑했다. 백악관도 대통령 주치의 숀 바바벨라 해군 대령이 건진 결과를 두고 “여전히 매우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심장, 폐, 신경계 및 전반적 신체기능이 양호하다”고 평가한 3페이지 분량의 메모를 공개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자화자찬과 달리 공개된 건진 보고서로는 건강 상태를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혈관외과 전문의 윌리엄 슐츠 박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다른 의사에게 보낼 보고서를 작성했다면 경동맥 초음파 결과에 대해 더 자세히 언급했을 것”이라며 혈관에 플라크가 어느 정도 쌓여있는지 등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구조적 이상이 없다는 건 단순히 혈관 흐름에 막힘이 없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앞서 2018년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보고서에는 심박출률(심장이 1번 수축할 때 좌심실에 들어온 혈액 중 얼마나 빠져나가는지 백분율로 표현한 지표) 등 심초음파에 대한 구체적 결과가 담겼다.

지난 3월 목에서 관찰된 발진에 대한 내용도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 바바벨라 대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피부 질환 예방용 크림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질환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목격된 손등 멍 또한 잦은 악수와 아스피린 복용이라며 기존 설명을 반복했다. 지난해 진단받은 종아리 만성 정맥 부전은 “다리 아래쪽의 가벼운 부종”이라며 언급하는 데 그쳤다.
이번 건진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 능력을 증명하기 위한 ‘보여주기식’이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주치의였던 조나단 라이너는 “모든 기록의 마지막 줄에는 항상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며 “환자에 대한 검사와 평가 결과가 대통령이 직무 수행에 적합하다고 판단된다는 것”이라고 지난 29일 CNN에 말했다. 슐츠 박사도 “보고서는 그(트럼프 대통령)의 나이를 고려할 때 믿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하다”며 “마치 선별된 내용만을 담은 이야기처럼 보인다”고 WSJ에 말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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