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또 찾은 최태원…SK하이닉스, HBM 다음은 '맞춤형 메모리'
표준형 HBM 넘어 고객 맞춤형 cHBM 전략 전면에
HBF·3D 적층 D램까지…AI 메모리 해법 확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다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무대를 찾았다. 지난 3월 미국 새너제이 GTC 2026에 이어 이번에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2026 현장이다. 단순한 행사 참석이라기보다, 엔비디아가 그리는 차세대 AI 인프라 판에서 SK하이닉스의 역할을 직접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1일 업계 및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GTC 타이베이 2026에 참석해 황 CEO의 기조연설을 참관했다. 황 CEO는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 양산 로드맵과 AI 팩토리, 피지컬 AI 생태계 확장 방향 등을 소개했다.
최 회장이 직접 기조연설장을 찾은 배경에는 SK하이닉스가 더 이상 단순 HBM 공급사에 머물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은 GPU 하나로 끝나는 구조가 아니라 CPU, 네트워크, 메모리, 스토리지까지 함께 맞물리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 판에서 메모리는 부품이 아니라 AI 서버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설계 요소로 올라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엔비디아 HBM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아왔다. 다만 향후엔 메모리 공급을 넘어 고객의 AI 시스템 구조와 데이터 처리 방식에 맞춰 메모리 성능과 효율을 함께 설계하는 쪽으로 역할을 확장하려는 계획으로 읽힌다.
SK하이닉스가 강조한 개념은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다. 표준형 HBM을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 맞춤형 HBM인 cHBM을 제공하고, 이를 D램과 낸드를 아우르는 전 제품 솔루션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AI 모델이 커지고 추론 수요가 늘어날수록 고객별 시스템 설계에 맞춘 메모리 최적화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차세대 기술도 함께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HBM4부터 메모리와 로직 기술의 결합을 강화하고, 향후 HBF와 3D Stacked DRAM on Logic 등으로 기술 포트폴리오를 넓힐 계획이다. HBF는 대규모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차세대 낸드 솔루션이다. 3D 적층 D램은 로직 반도체 위에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이동 거리를 줄이고 전력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최 회장과 황 CEO는 지난 2월 실리콘밸리에서 이른바 '치맥 회동'을 가진 데 이어, 3월 미국 GTC 2026에서도 다시 만났다. 당시 양측은 SK하이닉스 HBM을 비롯한 AI 인프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번 타이베이 참석은 그 연장선에서 엔비디아의 최신 AI 로드맵을 확인하고, 양사 협력 방향을 다시 맞춰보는 자리라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엔비디아가 베라 루빈과 AI 팩토리를 앞세워 차세대 AI 인프라를 키울수록 SK하이닉스가 대응해야 할 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HBM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지고, 고객사의 AI 가속기 구조와 서버 설계, 전력 효율까지 고려한 메모리 솔루션이 중요해지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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