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26년 만에 레바논 전략요충지 점령

박성우 2026. 6. 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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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철군했었던 보포르 성 재점령... 남부 나바티에까지 진격 우려되자 유럽 각국 일제히 비판

[박성우 기자]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군은 SNS를 통해 "헤즈볼라의 테러 인프라 해체와 테러리스트 사살을 통해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직접적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며칠 전부터 레바논 남부의 보포르 능선에서 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레바논 남부에 위치한 보포르 성을 함락한 사진들을 공개했다.
ⓒ 이스라엘 군 페이스북 갈무리
이스라엘 군이 26년 만에 레바논 가장 깊숙이 침공하면서 바람 잘 날 없는 중동 정세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유럽 각국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침공을 비판했지만 이스라엘 군의 진격은 멈출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보포르 성 점령한 이스라엘 군에 네타냐후 "이스라엘의 작전에 있어 극적인 전환점"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군은 SNS를 통해 "헤즈볼라의 테러 인프라 해체와 테러리스트 사살을 통해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직접적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며칠 전부터 레바논 남부의 보포르 능선에서 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레바논 남부에 위치한 보포르 성을 함락한 사진들을 공개했다.

보포르 성은 십자군 전쟁 당시 프랑스 앙주 백작 풀크 5세가 1139년 지은 고성으로 해발 700m 고산지대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다. 1976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레바논 내전 과정에서 이 성을 점령하자 이스라엘 군은 여러 차례 공습을 강행해 1982년 성을 함락한 뒤 지난 2000년 철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보포르 성 점령을 두고 "우리 용감한 전사들이 보포르 성을 점령했다. 그들은 성에 이스라엘 국기와 골라니 여단의 깃발을 자랑스럽게 게양했다"며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작전에 있어 극적인 전환점"이라고 했다.

반면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의 마을과 부락을 파괴하고 주민들을 강제 추방함으로써 초토화 전술과 집단적 처벌을 자행하고 있다"며 "레바논은 위험한 긴장 고조에 직면해 있다. 신속하고 실질적인 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레바논 남부 중심도시 향해 진격 중... "이스라엘의 레바논 영토 합병, 더 이상 음모론 아냐"

현재 이스라엘 군은 보포르 성은 물론, 리타니강과 그보다 더 북쪽의 자하라니강까지 진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이스라엘 군이 "레바논 남부의 경제적 중심지이자 문화적 심장부 역할을 하는 도시인 나바티에를 잠정적으로 포위하기 위해 진형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레바논의 많은 이들에게 나바티에는 단순한 전략적 가치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면서 "오랫동안 '저항의 상징'으로 여겨진 이 도시는 이스라엘 군사 작전의 최전선에 반복적으로 서 왔으며, 레바논 남부의 정치적·역사적 기억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모하나드 하제 알리 카네기 중동 센터 선임연구원은 <가디언>에 "나바티에가 함락된다면 헤즈볼라의 사기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영토 합병 가능성에 대해 "주민들의 귀환을 불허하는 것부터 시작해 서안지구와 유사한 방식의 합병 및 정착촌 건설 사이가 될 수 있다. 합병은 더 이상 황당한 음모론이 아니다. 이미 이스라엘 재무장관·국가안보장관 등이 합병 취지의 성명을 냈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침공,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어" 영·프·독 등 침공 규탄
 마크롱 대통령은 1일 X에서 "레바논에서는 한시라도 시급히 모든 무기가 침묵해야 한다. 현재 레바논 남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무력 충돌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프랑스는 레바논 정부가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 마크롱 대통령 X 갈무리
유럽 국가들도 이스라엘 비난에 합세했다. 31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하이삼 빈 타리크 오만 술탄,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얀 아랍에미리트 대통령,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 등 중동 지도자들과 통화해 이란 평화 협정 등 중동 지역 현안의 해결을 논의한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또한 "지역 안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레바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1일 X에서 "레바논에서는 한시라도 시급히 모든 무기가 침묵해야 한다. 현재 레바논 남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무력 충돌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프랑스는 레바논 정부가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 또한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군사 작전을 연장하고 레바논 영토에 대한 점령을 갈수록 심화하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이벳 쿠퍼 영국 외무장관도 1일 자신의 X에 "레바논에서의 이스라엘의 군사적 긴장 고조는 민간인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피란길로 내몰았으며, 인프라를 파괴하고 외교를 위한 입지를 약화시켰다. 이는 반드시 종식돼야 한다"면서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무장을 해제해야 한다. 모든 당사국은 휴전을 존중하고 성실하게 협상에 임해야 한다"라며 양측의 무장 해제를 촉구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 역시 이스라엘 군이 레바논 남부로 더 깊숙이 진격하는 것을 두고 성명을 통해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일"이라며 "추가적인 긴장 고조는 이미 팽팽한 정세를 더욱 악화시키고, 레바논 내에서 새로운 피란민 행렬을 촉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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