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콘텐츠 기대하세요" 은퇴식도 안 해준 구단이 뭐가 좋다고...'애정' 담은 비판 예고한 이택근
-박정훈·하영민 보직 바꿔야 한다…실책 리그 공동 1위도 도마 위
-팬들 "팀이 망해간다" "구단 매각해라"까지 격한 호응

[더게이트]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친정팀을 향해 레전드가 애정 어린 비판을 쏟아냈다. 키움 히어로즈 캡틴 출신 이택근 해설위원이 31일 개인 유튜브 채널 '택근브이로그'를 통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전했다. 단발성 비판을 넘어, 구단이 달라질 때까지 비판을 이어가겠다는 예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6월 첫 날을 맞이하는 키움의 현실은 암울하다. 5월 중순 5연승으로 반짝 기세를 올리며 꼴찌를 벗어나는가 했지만, 최근 8연패 수렁에 빠지며 다시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 3년 연속 최하위에 이어 올 시즌마저 꼴찌에 머물면서, 10개 구단 체제 출범 이후 최초 4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 기록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 위원은 먼저 팀 운영의 기조 부재를 지적했다. "강팀의 조건은 연승을 길게 가는 것보다 연패의 시간을 줄이는 것"이라고 꼬집은 이 위원은 "지금 키움은 어떤 야구를 하고 싶은지 콘셉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장 이기기 위해 투자하는 팀인지, 몇 년 뒤 우승을 겨냥한 육성 팀인지, 퓨처스에서 유망주를 철저히 키우는 팀인지—기조가 어느 쪽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보직 파괴가 가져온 마운드 균열
기조를 알 수 없는 팀 운영은 마운드 운영에서도 나타난다. 키움은 4월 말까지 구원 필승조로 활약하던 신인급 좌완 박정훈을 5월부터 선발로 전환했고, 검증된 선발투수 하영민은 중간 계투로 돌렸다. 두 선수의 보직이 서로 바뀌어야 퍼포먼스가 극대화된다는 게 이 위원의 진단이다.
박정훈은 와일드한 투구폼과 지저분한 패스트볼 무브먼트가 최대 강점인 투수다. 짧은 이닝을 힘으로 누르는 구원일 때 빛나는 유형으로, 타자들이 눈에 익을수록 장점이 희석된다. 실제로 선발 전환 이후 평균자책과 WHIP가 모두 올랐고,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전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스프링캠프 동안 선발 준비를 하지 않은 선수를 시즌 중에 선발로 넣은 결정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이 위원의 지적이다.
반대로 하영민은 체인지업과 포크볼, 속구를 다양하게 섞어 완급 조절을 하는 전형적인 선발 유형으로, 그간 꾸준히 에버리지를 증명해왔다. 구원으로 등판하면 장점인 다양한 구종 레퍼토리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검증된 선발 하영민이 왜 신인에게 선발 자리를 내줘야 하는지 팬들도 납득하지 못하는데 선수 본인은 납득했을지도 의문이다. 두 투수의 특성과 루틴을 외면한 보직 변경은 30일 홈 KT전 패배로 이어졌다.
흔들리는 키움의 현주소는 불안한 수비에서도 잘 드러난다. 키움은 현재 한화 이글스와 함께 실책 리그 공동 1위다. "연차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선수들의 포지션을 매번 바꾸면서 수비까지 잘하기를 바라는 건 모순"이라는 게 이 위원의 지적이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포지션을 옮겨 다니면 수비가 흔들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욕먹더라도 계속하겠다"…팬심은 폭발했다
이 위원이 친정팀을 향해 적나라한 비판을 자처한 이유는 하나다. 한때 다른 구단들이 본받는 선진 구단에서 이제는 최악의 구단으로 전락한 키움을 바꾸기 위해서다. 이 위원은 "안 좋은 이야기가 이슈가 되어야 구단도 압박을 느끼고 바뀐다. 내가 욕을 먹더라도 히어로즈 경기와 구단의 장단점을 적나라하게 다루는 콘텐츠를 앞으로도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과거 고교 졸업 유망주들이 가장 오고 싶어 하던 히어로즈의 명성을 되찾아야 한다는 애정 어린 호소다.
영상을 접한 팬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선발 준비도 안 한 선수를 선발 시켰다가 다시 보직을 검토한다니 한숨만 나온다"는 탄식부터, "팬도 전문가도 모두 아는데 히어로즈 쟤네만 몰라서 너무 답답하다"는 울분까지 쏟아졌다. "하영민, 박정훈 두 선수 보직을 바꾼 이유를 설명이라도 해주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줄을 이었다.
장기 육성 실패에 대한 회의감도 터져 나왔다. "2024년에는 이재상을 박아 키우려 했고, 2025년에는 어준서였는데 결과론적으로 두 선수 다 성공 못했다"며 "어준서, 여동욱, 전태현, 염승원, 박한결 등 그때그때 돌려막다가 누군가 나타나는 요행을 바라는 운영"이라는 냉정한 비판이 나왔다. "일관성 없는 구단 운영과 악질적인 선수 팔이 때문에 팀이 돌이킬 수 없게 망해가는 느낌"이라는 한탄부터 "유망주들을 제대로 키우지도 못하고 돌려막기만 하느니 차라리 어디서 2000억원이라도 구해서 매각시켰으면 좋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택근은 2003시즌부터 2020시즌까지 통산 165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2에 136홈런, 773타점을 기록한 키움의 레전드다. 현역 마지막 시즌이던 2020년 구단의 팬 사찰 의혹 등을 폭로한 뒤 방출됐고, 제대로 된 은퇴식도 없이 현역을 마감했다. 지난달 박병호의 은퇴식에서는 강정호 영상까지 전광판에 틀어준 구단이 이택근은 초대하지 않는 '뒤끝'을 보였고, 결국 이택근은 개인적으로 야구장을 찾아 박병호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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