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협상 표류 틈타… 이스라엘, 레바논 전선 확대

송경모 2026. 6. 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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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남부 마을 차르나이 주민과 현지 취재진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AP/뉴시스

이스라엘 정부가 레바논 수도인 베이루트에 대한 공습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출구를 찾지 못하는 틈을 타 레바논 남부 전략적 요충지를 점령하는 등 친이란 성향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31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들이 베이루트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확대하도록 허가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자국과 레바논 간의 대화는 물론,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역시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요청에 대한 미국의 긍정적 반응을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앞서 미국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협상 과정에서 레바논 전선 휴전을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이 중재를 자처하며 압박에 나선 결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 4월 휴전에 합의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무력 충돌이 산발적으로 계속됐다. 이스라엘은 급기야 약 3주 동안 자제하던 베이루트 일대 공습까지 지난달 28일 재개했다.

이스라엘은 이후 레바논 남부 전역으로 공습을 확대하는 한편, 지상 작전 범위도 넓혀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수일간 이어진 헤즈볼라와의 교전 끝에 전날 레바논 남부 리타니 강 인근의 전략적 요충지인 보포르 요새를 점령했다. 1982년 레바논 전쟁 당시 해당 요새에 입성해 18년간 점령했다가 철수한 바 있는데, 이후 26년 만에 다시 해당 지점까지 손을 뻗은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이스라엘 정부가 공세 강화를 시사한 뒤 나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25일 영상 성명을 통해 “우리는 결코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그들(군)에게 페달을 더 세게 밟으라고 했다”고 밝혔다.

유럽 각국은 이스라엘의 전선 확대에 우려를 표했다.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엑스(X) 게시물을 통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공격을 멈추고 휴전을 존중하며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 또한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남부 진격이 심각한 우려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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