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질주에 사상최고가 경신하는 美 증시…월가 "상승세 이어질 것"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 주를 중심으로 이어진 랠리의 지속성 여부를 두고 시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S&P500지수는 지난달에만 종가 기준 11차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도체 주의 급등이 지수 상승세를 견인했다. 마이크론은 올해 들어 주가가 3배 이상으로 오르면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다. 이 밖에도 데이터센터 저장장치 제품 제조업체인 샌디스크는 올해 600% 급등했다. 델 테크놀로지스, 인텔, 씨게이트, 웨스턴디지털 등 AI와 관련된 다른 기업들도 200% 올랐다. 대형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반영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같은 기간 81% 뛰었다. 한국에 상장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올해 각각 160%, 258% 넘게 올랐다.
메모리 수요 폭증이 AI 혁명에 따른 구조적 변화인지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를 두고 시장의 평가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거품론을 제기한다. 리버웰스 어드바이저스의 에드 오고먼 최고경영자(CEO) 겸 매니징 파트너는 블룸버그통신에 "지금 매수한다면 추가 상승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반도체주는 변동성이 큰 데다 모든 것이 좋아 보이다가도 순식간에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계속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S&P500지수가 과거보다 높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도 거품론의 근거로 꼽힌다.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S&P500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1배로 30년 평균인 17배를 웃돈다.
강세장 막바지에 들어섰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는 "일부 과열된 영역은 있다"며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개별 종목에서는 15~20% 조정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과열과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시장 전체는 계속 전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벤 스나이더 골드만삭스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도 "투기적 광풍, 이익률 축소,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등 통상 강세장의 끝을 알리는 조건들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점이 최근 시장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FT는 투자자들이 AI 발전과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미국 성장을 가속화하고 기업들의 순이익을 계속 끌어올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스티브 치아바론 페더레이티드 에르메스 글로벌 주식 담당 부최고투자책임자는 "지금 시장이 거품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진짜 거품이라면 현재 밸류에이션은 오히려 낮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으로 장기 강세장은 20년가량 이어졌다"며 "지금은 그 중간 지점에 있고 상승세는 오히려 빨라지고 있다. 시장은 계속 더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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