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다음은 안경? AI 글래스 상용화에 '보이지 않는 촬영' 논란

방제일 2026. 6. 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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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안경과 유사한 외형에 촬영 인지 어려워
자료 유출·시험 부정행위 가능성 우려
논란에 메타 "촬영 시 LED 점등"
우회·개조 사례에 실효성 논란

메타의 인공지능(AI) 안경이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 본격 출시되면서 사생활 침해와 불법 촬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반 안경과 비슷한 외형 탓에 주변 사람들이 촬영 여부를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다.

메타가 이번에 선보인 레이밴 메타는 사용자가 음성 명령으로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고, 눈앞에 보이는 사물을 AI에 묻거나 번역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메타와 에실로룩소티카가 공동 개발한 '레이밴 메타'는 안경테에 카메라와 스피커가 내장된 웨어러블 기기가 본격적인 상용화를 시작한 가운데 이를 두고 여러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상 속 카메라 된 AI 안경…불법 촬영 우려

메타가 이번에 선보인 레이밴 메타는 사용자가 음성 명령으로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고, 눈앞에 보이는 사물을 AI에 묻거나 번역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촬영 방식이다. 스마트폰은 기기를 들어 올리는 동작이 필요하지만, AI 안경은 착용자의 시선 방향을 그대로 기록할 수 있다. 길거리나 카페,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동의 없는 촬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고, 회의실이나 사무실에서는 문서·모니터 화면·화이트보드 내용 등 내부 자료가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메타가 이번에 선보인 레이밴 메타는 사용자가 음성 명령으로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고, 눈앞에 보이는 사물을 AI에 묻거나 번역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사진은 제니가 레이벤 메타를 착용한 모습. 레이밴

교육 현장과 게임·스포츠 분야에서의 악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AI 안경이 이어폰이나 렌즈형 디스플레이와 결합할 경우 시험 문제나 바둑·장기·체스 상황을 실시간으로 AI에 보여주고 답변이나 전략을 받아보는 방식의 부정행위가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는 사생활 침해를 막기 위해 촬영 중에는 안경 전면의 LED 표시등이 켜지도록 했다. 또 LED가 가려질 경우 카메라 기능이 제한되도록 설계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표시등을 가리거나 제거하는 방식의 우회 사례가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안전장치의 실효성을 둘러싼 의문이 계속되고 있다.

얼굴인식 결합 땐 신원 추적 가능성도

가장 큰 논란은 얼굴인식 기능과의 결합 가능성이다. 현재 레이밴 메타에는 공식적으로 얼굴인식 기능이 탑재돼 있지 않다. 하지만 AI 안경으로 촬영한 얼굴을 외부 얼굴검색 서비스나 온라인 공개 정보와 대조하면 이름, 주소, 전화번호, 가족관계 등 개인정보도 추적할 수 있다.

실제로 2024년 미국에서는 대학생들이 레이밴 메타와 얼굴검색 시스템, 공개 데이터베이스를 결합해 타인의 신상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을 공개한 바 있다. 미국자유인권협회(ACLU) 등 시민단체들은 메타에 AI 안경의 얼굴인식 기능 도입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넘어서는 안 될 선"이라고 경고했다.

AI 안경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구글도 안경형 AI 단말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삼성·퀄컴 등과 함께 확장현실(XR) 기반 웨어러블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중국 마카오 엑스포에서 한 관람객이 AI 안경을 체험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AI 안경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구글도 안경형 AI 단말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삼성·퀄컴 등과 함께 확장 현실(XR) 기반 웨어러블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이를 두고 AI 안경이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개인 기기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큰 만큼 기업 자율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사용 기준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특히 촬영 중임을 알리는 표시 체계를 업계 공통 기준으로 마련하고, 학교·기업·병원 등 민감한 공간에서는 사용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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