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은 4~6주” “우크라전 24시 만에 끝낸다”…허세가 된 트럼프의 호언장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 등 국제 분쟁을 조기에 해결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교착 상태의 늪에 빠지고 있다. 이란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4~6주’를 지나 석 달이나 됐고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던 우크라이나 전쟁도 계속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이란 전쟁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초기에 장담했던 ‘쉬운 승리’들은 가혹한 현실에 자리를 내줬다”고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임기 중 교착 상태 국면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란 전쟁은 트럼프의 의도와 관계없이 장기화 국면 위기에 놓였다. 현재 트럼프와 이란이 주고받고 있는 휴전 양해각서(MOU)는 종전이 아니라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핵심 쟁점인 핵 협상은 추후 이어가는 내용이 뼈대다. NYT는 “이란 측은 미국 내에서 매우 인기가 없는 전투 작전을 재개하기를 트럼프 대통령이 몹시 꺼린다는 점을 눈치챘다”며 “대부분 이란 전문가들은 이란이 과거 행정부 때 그랬던 것처럼 협상을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끌려고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지난 2월 28일 시작한 이란 전쟁을 4~6주 안에 끝내겠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와 이후 휴전 협상 등이 이어지면서 벌써 석 달이 지났다. 트럼프는 이란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언급하거나 전격적인 합의를 언급하는 등 수차례 말을 바꾸며 이란 전쟁에 관한 결정을 미뤄왔다.
트럼프가 해결을 장담했던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후순위로 밀렸다. 트럼프는 대선 당시 자신이 당선되면 “취임 24시간 만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1년 5개월이 지났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은 제자리걸음 중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8월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까지 만나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논의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하라는 트럼프의 압박을 거절한 뒤 장거리 드론과 로봇, 자체 제작 미사일 등으로 러시아에 맞서고 있다. CNN은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선전하면서 러시아군의 총사망자 수는 50만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전쟁 장기화로 경제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최근엔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란 전쟁 탓에 후순위로 밀리면서 미국의 중재 노력조차 점점 사라지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NYT는 “러시아 측 역시 대통령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주기적인 방문에 지쳤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러시아는 실무 그룹과 정기 회의를 갖춘 안정적인 외교적 프로세스를 원한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야심 차게 내세웠던 가자지구 평화 구상 별다른 진전이 없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8일 이스라엘군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영토의 70%를 장악하라고 명령했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휴전협정에 따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영토의 최대 53%만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데 이를 무시하라고 군에 지시한 것이다. 트럼프가 유엔(UN)을 대체한다며 출범시킨 ‘가자 평화위원회’가 넉 달이 지나도록 공식 기금을 단 한 푼도 확보하지 못한 채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는 보도도 최근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체포처럼 전격적인 공습과 작전으로 군사적 승리는 거둘 수 있지만 지정학적인 상황을 통제하는 것은 전혀 다른 사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리처드 폰테인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최고경영자는 NYT에 “트럼프 대통령이 복잡하고 오래 지속하는 국제 문제에 빠르고 단순한 해결책을 상상한 최초의 대통령은 아니다”면서도 “종종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거대하고 극적인 발표가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와 사후 이행”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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