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사이트]금융투자소득세 재추진하자

정재형 2026. 6. 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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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소득세는 세제 담당 부처인 재정경제부의 숙원사업이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재경부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대원칙에 따라 주식양도차익 과세를 관철시키고 싶어했다.

그러나 ‘도입하면 주식시장을 위축시킨다’는 우려와 반발 때문에 번번이 도입 시도는 좌절됐다. 우여곡절 끝에 금융투자소득세라는 이름으로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법이 통과돼 2023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이후 윤석열 정부 때인 2022년 금투세 도입을 2년 유예했고 2024년에는 금투세를 폐지했다.

당시 검찰 출신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투세 폐지에 앞장섰다. 조세형평성과 선진과세 체제를 명분으로 20여년간 금투세 도입을 위해 노력했던 많은 사람들의 공력(功力)을 허사로 만들었다. 금융을 제대로 아는지, 세제를 제대로 아는지도 모르겠는 사람이 윤석열 정권 실세라는 권한으로 그렇게 했다. 20여년간 노력했던 많은 사람들은 땅을 치고 통탄했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월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전체회의에서 “언젠가는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같은 수준에서 바꿀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돈 버는 사람은 내고 안 버는 사람은 안 내야 하는데, 지금은 못 버는 사람도 돈을 다 내고 있어서 역진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4일 민주노총, 한국노총,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불평등 물어가는 범청년행동, 참여연대, 포용재정포럼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청와대 앞에서 ‘코스피 7000 시대, 금융과세 정상화 로드맵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했다. 지난 5월 27일 참여연대는 ‘코스피 8400선 돌파, 연이은 최고치 경신에도 금융과세는 묵묵부답’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이같은 금투세 재추진 여론은 점차 확산될 것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 과세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2020년 제도 설계 당시 금투세와 가상자산 과세가 함께 도입됐다. 당시에는 자본이득에 대한 포괄적 과세체계 도입의 일부로 이해할 수 있었으나, 2024년 금투세 폐지 이후 포괄적 자본이득 과세 기반 없이 가상자산 과세만 별도로 남게 됐다.

지난 5월 13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등록된 ‘가상자산 과세 폐지에 관한 청원’은 8일 만인 21일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인 ‘동의 5만명’을 넘었다. 청원인은 “최근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폐지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형평성 논란은 오히려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주식 등 전통 금융자산에 대해서는 과세를 철회하거나 완화하면서 가상자산에 대해서만 별도의 과세를 강행하는 것은 정책 일관성과 투자자 간 형평성 측면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동일하게 투자 목적의 자산임에도 특정 자산군에만 불리한 세 부담을 지우는 것은 조세 형평 원칙에도 어긋날 수 있다”고 밝혔다.

2024년 금투세 폐지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금투세 도입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증시가 너무 어렵다. 1500만 투자자들의 입장을 고려해 폐지에 동의했다”고 털어놨다. 당시 코스피는 2500 수준이었다. 그 후 1년 반 동안 8000대까지 3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지금은 “증시가 너무 어렵다”는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오는 7월 세제개편안에서 금투세 도입이 포함돼야 한다. 내년 가상자산 과세와 함께 금투세도 한꺼번에 시행돼야 한다.

정재형 경제정책 스페셜리스트 jj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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