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와 발맞출 허태정에 힘”…“朴 방문 후 이장우 보수표 결집” [르포]
‘박근혜’는 흔들고, ‘이재명’은 굳힌다. 4년 만에 공수를 교대한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와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의 전·현직 시장 ‘리턴매치’가 선거 막판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허 후보 측은 이재명 마케팅을 앞세워 굳히기에 들어갔다. 슬로건도 ‘나라는 이재명, 대전은 허태정’이다. 반면 이 후보 측은 지난달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전 방문 이후 보수 결집을 동력으로 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선거를 사흘 앞둔 지난달 31일 대전 민심도 팽팽히 갈렸다.
현장에서는 ‘이재명 마케팅’에 호응하는 여론이 적잖았다. 대덕구에 사는 오모(74)씨는 “이재명 취임 후 코스피 8000을 넘었다. 그게 정치를 잘한다는 증거”라며 “이장우는 인프라 사업으로 지역 화폐 혜택을 줄여 골목 경제를 어렵게 했다”고 주장했다. 중리시장 상인 권두원(45)씨는 “허태정 시장 때가 소상공인 사정이 더 나았다”고 했다. 직장인 손모(38)씨는 “이장우는 사업만 벌이고 정리가 부족한 느낌인데 보육 공약 등이 더 와 닿는 허 후보가 더 낫다”고 했다.

허 후보는 이날 한화이글스 경기가 열린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막판 유세를 이어갔다. 허 후보는 본지에 “중도층과 보수층에서 이 대통령이 일을 잘한다는 평가가 퍼지고, 지지율로도 나타나고 있다”며 “대전 7개 지역구 의원이 모두 민주당이라 지역 현안을 신속히 풀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방문으로 전통 보수층이 결집할진 몰라도 중도층은 역효과”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후보 측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전 방문 이후 원도심 주민과 보수층이 결집하고 있다고 보고 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허 후보가 줄곧 우위를 지켰지만, 최근 격차가 좁혀졌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 대전MBC와 충청투데이가 의뢰한 코리아리서치 1차 조사(지난달 16~17일 성인 800명 대상 무선 전화면접)에서 허태정 51%, 이장우 29%로 격차는 22%포인트였지만, 박 전 대통령 방문이 맞물린 지난달 24~25일 2차 조사에선 격차가 14%포인트(허태정 44%, 이장우 30%)로 줄었다. 지난달 17~18일 충청뉴스·굿모닝충청·대전뉴스·리얼미터 조사(성인 2550명 대상 무선 자동응답)에서는 허태정 48.2%, 이장우 38.9%로 지지율 격차는 한 자릿수(9.3%포인트)였다.

중앙시장에서 만난 이 후보는 “허 후보가 시장 시절 지하철 2호선 사업을 진척시키지 않아 총사업비가 7400억원에서 1조5000억원까지 불어나 주민 피해가 컸다”며 “거기다 이재명 정부의 ‘공소취소’ 논란 등 실정이 이어지며 민심이 반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당선됐던 지난 선거보다도 더 지지세가 뜨겁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 측은 남은 기간 ‘48시간 총력 유세’를 콘셉트로 삼아 막판 결집을 노릴 계획이다.
현장에선 이 후보의 ‘추진력’을 높이 샀다. 둔산동에서 만난 서정일(52)씨는 “2018년 허태정 후보를 찍었지만, 성과가 별로 없었는데 이장우 시장 때는 트램과 스포츠타운 등 인프라 사업이 진척됐다”고 했다. 심상협(66)씨는 “박 전 대통령 방문 뒤 보수층이 결집했고, 공소 취소와 스타벅스 논란으로 중도층도 돌아서고 있다”고 했다. 충남대 대학원생 유인주(32)씨는 “기업 유치, 인프라 사업에서 추진력을 보여준 이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했다.

최후의 변수는 누구를 뽑을 지 늦게 정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전의 막판 표심이다. 코리아리서치 2차 조사에 따르면 ‘투표 후보를 정했다’는 응답은 63%, ‘정했지만 바꿀 수 있다’ 12%, ‘못 정했다’ 20%였다. 32%가 최종 선택을 보류한 셈이다. 이런 신중한 ‘스윙보터’ 기질은 바닥 민심에서도 묻어났다. 중리시장 상인 송인상(75)씨는 “충청도 사람 속내는 투표장에 들어가 봐야 안다. 지난 대선 땐 이재명을 찍었지만,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는 게 대전에 이득일지 고심 중”이라고 했다. ※기사에 인용한 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전=여성국·박준규·오소영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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