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와 발맞출 허태정에 힘”…“朴 방문 후 이장우 보수표 결집” [르포]

여성국, 박준규, 오소영 2026. 6. 1.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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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흔들고, ‘이재명’은 굳힌다. 4년 만에 공수를 교대한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와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의 전·현직 시장 ‘리턴매치’가 선거 막판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왼쪽)와 이장우 국민의힘 대전시장 후보가 지난달 14일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제9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사진 김성태 객원기자

허 후보 측은 이재명 마케팅을 앞세워 굳히기에 들어갔다. 슬로건도 ‘나라는 이재명, 대전은 허태정’이다. 반면 이 후보 측은 지난달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전 방문 이후 보수 결집을 동력으로 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선거를 사흘 앞둔 지난달 31일 대전 민심도 팽팽히 갈렸다.

현장에서는 ‘이재명 마케팅’에 호응하는 여론이 적잖았다. 대덕구에 사는 오모(74)씨는 “이재명 취임 후 코스피 8000을 넘었다. 그게 정치를 잘한다는 증거”라며 “이장우는 인프라 사업으로 지역 화폐 혜택을 줄여 골목 경제를 어렵게 했다”고 주장했다. 중리시장 상인 권두원(45)씨는 “허태정 시장 때가 소상공인 사정이 더 나았다”고 했다. 직장인 손모(38)씨는 “이장우는 사업만 벌이고 정리가 부족한 느낌인데 보육 공약 등이 더 와 닿는 허 후보가 더 낫다”고 했다.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가 지난달 31일 대전 중구 대전한화생명볼파크 앞에서 초등학교 3학년 야구 관람객과 대화를 하고 있다. 대전=오소영 기자

허 후보는 이날 한화이글스 경기가 열린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막판 유세를 이어갔다. 허 후보는 본지에 “중도층과 보수층에서 이 대통령이 일을 잘한다는 평가가 퍼지고, 지지율로도 나타나고 있다”며 “대전 7개 지역구 의원이 모두 민주당이라 지역 현안을 신속히 풀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방문으로 전통 보수층이 결집할진 몰라도 중도층은 역효과”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후보 측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전 방문 이후 원도심 주민과 보수층이 결집하고 있다고 보고 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허 후보가 줄곧 우위를 지켰지만, 최근 격차가 좁혀졌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 대전MBC와 충청투데이가 의뢰한 코리아리서치 1차 조사(지난달 16~17일 성인 800명 대상 무선 전화면접)에서 허태정 51%, 이장우 29%로 격차는 22%포인트였지만, 박 전 대통령 방문이 맞물린 지난달 24~25일 2차 조사에선 격차가 14%포인트(허태정 44%, 이장우 30%)로 줄었다. 지난달 17~18일 충청뉴스·굿모닝충청·대전뉴스·리얼미터 조사(성인 2550명 대상 무선 자동응답)에서는 허태정 48.2%, 이장우 38.9%로 지지율 격차는 한 자릿수(9.3%포인트)였다.

이장우 국민의힘 대전시장 후보가 지난달 31일 대전 동구 대전중앙시장에서 유권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전=박준규 기자

중앙시장에서 만난 이 후보는 “허 후보가 시장 시절 지하철 2호선 사업을 진척시키지 않아 총사업비가 7400억원에서 1조5000억원까지 불어나 주민 피해가 컸다”며 “거기다 이재명 정부의 ‘공소취소’ 논란 등 실정이 이어지며 민심이 반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당선됐던 지난 선거보다도 더 지지세가 뜨겁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 측은 남은 기간 ‘48시간 총력 유세’를 콘셉트로 삼아 막판 결집을 노릴 계획이다.

현장에선 이 후보의 ‘추진력’을 높이 샀다. 둔산동에서 만난 서정일(52)씨는 “2018년 허태정 후보를 찍었지만, 성과가 별로 없었는데 이장우 시장 때는 트램과 스포츠타운 등 인프라 사업이 진척됐다”고 했다. 심상협(66)씨는 “박 전 대통령 방문 뒤 보수층이 결집했고, 공소 취소와 스타벅스 논란으로 중도층도 돌아서고 있다”고 했다. 충남대 대학원생 유인주(32)씨는 “기업 유치, 인프라 사업에서 추진력을 보여준 이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31일 대전 유성구 궁동 로데오거리에서 만난 충남대 대학원생 유인주(32)씨는 “허태정 임기 때 트램이 진척이 없다가 이장우 시장 때 속도가 났다”며 “지역 기업 유치, 인프라 확충에 추진력을 보여주는 이 후보 정책이 현실적으로 와닿는다”고 했다. 대전=오소영 기자

최후의 변수는 누구를 뽑을 지 늦게 정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전의 막판 표심이다. 코리아리서치 2차 조사에 따르면 ‘투표 후보를 정했다’는 응답은 63%, ‘정했지만 바꿀 수 있다’ 12%, ‘못 정했다’ 20%였다. 32%가 최종 선택을 보류한 셈이다. 이런 신중한 ‘스윙보터’ 기질은 바닥 민심에서도 묻어났다. 중리시장 상인 송인상(75)씨는 “충청도 사람 속내는 투표장에 들어가 봐야 안다. 지난 대선 땐 이재명을 찍었지만,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는 게 대전에 이득일지 고심 중”이라고 했다. ※기사에 인용한 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전=여성국·박준규·오소영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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