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을 ‘단검’으로 보는 시각 경계해야 한다

2026. 6. 1.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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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美의 대중 견제자산처럼 인식
정부 우려 표명은 국가의 당연한 조치
우리 역할은 우리 정부와 국민이 결정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 연합뉴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이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한국을 “아시아 중심에 있는 단검”, 일본을 “방패”에 비유하며 중국 견제의 지정학적 구도를 설명한 발언이 논란을 낳고 있다. 중국은 즉각 “선을 넘었다”고 반발했고, 우리 정부도 외교안보 채널을 통해 미국 측에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후 “작전 환경을 설명하려던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군 지휘관의 비유가 적절했느냐의 문제로만 볼 사안이 아니다. 더 중요한 건 그 발언이 드러낸 미국의 인식이다. 미국은 최근 한·미동맹을 북한 억제 차원을 넘어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재정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브런슨 사령관 역시 그동안 ‘동맹 현대화’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강조해 왔다. 지난해에는 한국을 “중국과 일본 사이에 고정된 항공모함”에 비유했다. 이번 발언 역시 그런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 것인가는 한국이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한국은 한·미동맹을 안보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지만 동시에 중국과는 최대 교역국 관계다. 북핵 등 한반도 안보 문제와도 얽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을 특정 국가를 겨냥한 군사적 자산이나 전진기지처럼 묘사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와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미국 측에 우려를 전달한 것은 적절한 대응이다. 동맹은 상호 존중을 전제로 하는 만큼 우리의 전략적 역할과 안보 정책은 우리 정부와 국민의 판단을 통해 결정된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대응 역시 절제됐다고 보기 어렵다. 주한중국대사관이 공개적으로 한국 언론까지 거론하며 미국을 비판한 것은 적절한 외교적 태도와 거리가 있다. 한국은 미·중 어느 한쪽의 영향권 국가가 아니다. 결국 이번 논란은 미·중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이 어떤 원칙 위에서 외교와 안보 정책을 운용해야 하는지를 다시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단검’도 아니고 중국의 완충지대도 아니다. 한·미동맹을 굳건히 유지하되 한국의 역할과 선택은 한국 스스로 결정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것이 동맹을 더욱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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