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거 안 끝났는데 “시장님 복귀”…환영행사 계획한 수원시

경기 수원특례시가 6·3 지방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재준 더불어민주당 수원시장 후보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고 음악회를 포함한 환영 행사를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행사 계획 보고서엔 “지방선거를 무사히 치르고 업무에 복귀하시는 이재준 시장님에 대한 환영 계획”이라는 문구가 담겨있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31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시는 지난 27일 ‘수원특례시장 환영 계획(안)’을 각 실·국장 등 공무원들에게 내부망 메신저 등으로 전파했다.
이 계획안엔 지방선거 이튿날인 오는 4일 오전 8시10~20분 현충탑을 참배하고 시 청사 본관으로 들어오는 이 후보에게 꽃다발을 증정하고 본관 로비에서 환영 음악회를 연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행사 참석 대상은 시 본청 4급 이상 간부공직자와 6급 공직자(필수) 및 참석 희망 공직자(6급 미만)로 표시했다.
이 후보는 지난 2022년 8회 지방선거에서 김용남 당시 국민의힘 수원시장 후보(현 민주당 평택을 국회의원 후보)를 꺾고 시장에 당선됐다. 초선으로 임기 만료를 앞둔 지난 4월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고, 지난 11일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서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음악회를 포함, 시장 재선 환영 행사가 예정됐다는 소식에 시 공무원들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시청 공무원은 “시민이 선택한 지방자치단체장이기 때문에 시민 대표로 모시는 것인데, 선거가 끝나기도 전에 환영 계획을 세우면 그를 지자체장으로 선택하지 않은 시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의미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지방선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현 시장 재선을 예상하고 충성 경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또 다른 시청 공무원은 “예전에도 재선, 3선한 지자체장이 있었지만 꽃다발 증정하는 간소한 행사만 한 뒤 밀린 일 하기 바빴다”며 “참석 대상 공무원에 필수 표시를 해놓고 음악회까지 하는 건 상당히 과도하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왜 다른 당과 후보들에게 공격할 여지를 주느냐며 환영 행사 계획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시의원에 출마한 한 후보는 “민의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할 시기에 시 집행부가 왜 재선을 당연시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행사를 준비한 건지 모르겠다”며 “낙선하고 돌아온 시장 앉혀놓고 음악회할 건 아니지 않겠나. 선거에 출마한 다른 당 후보들에 대한 예의도 아닌 거 같다”고 했다.
수원시는 재선을 염두에 둔 행사 준비는 절대 아니었고, 행사 참석자 일부에게만 일정 확인 차원에서 공유했을 뿐 확정 계획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당락과 전혀 관계없이 말 그대로 업무 복귀에 대한 행사 계획이고, 4년간 고생한 분에 대한 예우일 뿐”이라며 “과거에도, 다른 시군구에서도 선거 이후 음악회를 한 것으로 안다. 화려하게 대외에서 가수를 부른다거나 무대를 설치하는 이벤트도 아니다”라고 했다.
손성배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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