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불이익에 서로 ‘학폭’ 주장도…심의 건수 3년 연속 늘었다

대학 입시에서 학교폭력 이력을 따지는 흐름이 강해지는 가운데, 고등학교 학교폭력 심의 건수가 3년 연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특목고와 자사고 등 대입에 민감한 학교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학폭 기록이 입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학생과 학부모가 관련 사안에 더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2397개 고등학교의 학교폭력 심의 결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고교 학폭 심의 건수는 7646건으로 전년보다 200건(2.7%) 늘었다. 고교 학폭 심의 건수는 2023년 5834건에서 2024년 7446건으로 크게 늘어난 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증가했다.
학교 유형별로는 영재학교·특목고·자사고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들 학교의 학폭 심의 건수는 지난해 212건으로 전년보다 28건(15.2%) 늘어 전체 증가율(2.7%)을 크게 웃돌았다. 일반고의 학폭 심의 건수는 5059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증가율은 3.4%(165건)에 그쳤다.
전국 단위 자사고와 국제고는 심의 건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증가율은 높게 나타났다. 전국 단위 자사고는 전년 16건에서 지난해 34건으로 112.5% 늘었고, 국제고는 6건에서 13건으로 116.7% 증가했다.

전문가는 학폭 심의 증가 배경으로 대입 제도 변화를 꼽는다. 학폭 조치사항이 2026학년도부터 모든 대학 입시에 의무 반영되면서 피해 학생이 심의 절차를 밟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5학년도부터는 147개 대학이 학폭 조치사항을 입시에 반영하기 시작했고, 2026학년도부터는 학생부 위주 전형뿐 아니라 수능·논술·실기·실적 위주 전형에서도 이를 반영하도록 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도 기록이 남는 것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입시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양측이 서로 학폭을 주장하는 이른바 ‘맞학폭’ 형태의 분쟁이 늘면서 심의 건수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심의 건수 증가가 실제 징계(처분) 증가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고교 학폭 처분 건수는 1만2628건으로, 전년보다 347건(2.7%) 감소했다. 입시에서 불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최종 처분 결과인 만큼, 학폭 심의 신청은 늘었지만 실제 처분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처분별로는 2호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가 3549건으로 전체의 28.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1호 서면사과 2537건(20.1%), 3호 교내봉사 2428건(19.2%), 5호 특별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 2080건(16.5%), 4호 사회봉사 824건(6.5%) 순이었다. 최고 수위인 9호 퇴학은 42건으로 전체의 0.3%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 학생부 평가가 강화되면서 학교폭력 기록이 입시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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