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지수형 기후보험', 새 안전망으로 부상
특정 지표 기준 도달 시 보험금 자동 지급
"기후취약계층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도입 필요"
폭염과 폭우 등 재난적 기후현상이 잦아지면서 기후 리스크를 보장하는 '지수형 기후보험'이 새로운 안전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강수량·기온 등 사전에 정한 지표가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기존 실손보상형 보험이 담보하기 어려운 소득 감소와 매출 손실 등 간접 피해를 보완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로 인한 소득 감소와 매출 손실 등을 보장하는 지수형 기후보험 도입 논의가 확산하고 있다. 지수형 기후보험은 강수량·기온·풍속 등 사전에 정한 기상지표가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약정된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기후위기로 인한 손실이 늘어나는 가운데 기존 실손보상형 보험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재난적 기후현상으로 발생한 경제적 손실 가운데 보험으로 보장된 비중은 49%에 그쳤다. 특히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건물 파손 등 직접적인 자산 손괴보다 폭염에 따른 작업 중단, 유동인구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 등 간접 손실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기존 보험으로는 보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실손보상형 보험은 실제 손해액 산정과 손해사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반면 지수형 보험은 사전에 정한 기상·재난 지표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약정된 보험금을 지급한다. 예를 들어 폭염경보가 발령돼 건설현장 작업이 중단되거나 특정 수준 이상의 폭우가 발생하면 보험금이 지급되는 구조다.
그동안 지수형 보험은 실제 손해와 보험금 간 괴리가 발생하는 '기초위험(Basis Risk)' 문제와 사행성 논란으로 활성화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위성데이터, 사물인터넷 센서, 초지역 단위 기상관측 등 데이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위험 측정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폭염·폭우 등 재난적 기후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후취약계층과 기후민감 산업을 중심으로 지수형 기후보험 도입 확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권순일·홍보배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건설현장 일용직 근로자, 배달플랫폼 종사자, 폭염 때 매출이 감소하는 소상공인 등 기후취약계층은 기후 리스크 노출도가 높아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기후보험 도입 필요성이 크다"며 "특히 기후취약계층 대상 보험은 보험금의 신속한 지급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신속한 유동성 공급이 가능한 지수형 보장방식 활용을 적극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지수형 보험이 기존 실손형 기후보험의 보완적 수단으로 정착되기 위해 공신력 있는 데이터 인프라 구축과 정교한 상품 설계 노력이 지속돼야 할 것"이라며 "기초위험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선 초지역 데이터 활용, 다중지수 설계 등 정교한 인프라와 운영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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