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에서 화려한 부활…AI 열풍에 급등한 ‘이 회사’

박세현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sehy822@naver.com) 2026. 5. 3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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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1분기 실적 시장 전망치 크게 웃돌아
호실적·성장 기대감에 주가 32.8% 급등
2013년 상장폐지 후 EMC 인수·체질 개선
델 테크놀로지. (AFP=연합뉴스 )
한때 PC 시장 침체로 상장폐지까지 감행한 델 테크놀로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힘입어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2.76% 급등했다.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데다 AI 서버 수요 증가에 따른 성장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자 매수세가 몰렸다.

앞서 델은 2026 회계연도 1분기(2~4월) 조정 주당순이익(EPS) 4.86달러, 매출 438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전망치인 조정 EPS 2.94달러, 매출 354억3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호실적 배경에는 AI 투자 열풍이 자리한다. 생성형 AI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구축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고성능 AI 서버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 GPU를 탑재한 AI 서버 공급 역량을 갖춘 델은 AI 시대 대표 수혜 기업로 꼽힌다.

눈부신 실적을 달성한 델도 한때 실적 부진에 시달린 적이 있다. 2010년대 초반 스마트폰과 태블릿 보급이 확대되면서 PC 시장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PC 제조업체였던 델 역시 판매 부진과 실적 악화에 직면했고, 회사의 미래 전략을 둘러싼 투자자와 경영진 간 갈등도 깊어졌다.

창업자인 마이클 델은 단순 PC 제조업체로는 생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버·스토리지·클라우드 중심 기업용 IT 인프라 기업으로 변신해야 한다고 봤지만, 상장사 체제에서는 단기 실적 압박 때문에 대규모 투자와 사업 재편을 추진하기 쉽지 않았다.

결국 그는 2013년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와 함께 약 249억달러 규모의 차입매수(LBO)를 단행하며 회사를 비상장사로 전환했다. 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칸이 인수 가격을 문제 삼으며 반발했지만, 델은 주주 승인을 얻어 같은 해 상장폐지를 마무리했다.

비상장 기업이 된 이후 델은 과감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서버와 스토리지 사업에 집중 투자했고, 2015년에는 세계 최대 스토리지 기업 가운데 하나인 EMC를 670억달러에 인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는 IT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 가운데 하나로 평가됐다.

EMC 인수를 통해 델은 PC 제조업체에서 데이터센터·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를 아우르는 종합 IT 인프라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후 2018년 재상장에 성공하며 시장에 복귀했다.

시장에서는 상장폐지 이후 추진한 사업 구조 개편이 AI 시대를 맞아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때 사양 기업으로 분류된 PC 제조업체가 상장폐지라는 선택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다시 월가 중심에 우뚝 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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