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훈풍에 경제전망 상향…한은 “명목 GDP 성장률 높아질 것”
성장률 전망 2.6%·경상수지 흑자 2500억달러 제시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28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도 기존 1700억달러에서 2500억달러로 대폭 높여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대 흑자 규모인 1231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성장률 전망치가 0.6%포인트 상향 조정되고 경상수지 흑자 전망도 지난해 역대 최대치의 두 배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반도체가 올해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전망 상향 배경에는 반도체 수출 호조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과 경상수지 전망을 동시에 상향 조정하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은 명목 GDP 증가뿐 아니라 세수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규모를 금액 기준으로 나타내는 명목 GDP 역시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된다. 명목 GDP는 물가 변동까지 반영한 경제 규모를 의미하며 국가채무비율과 가계부채비율, 재정건전성 지표 등을 산출하는 기준이 된다.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각종 비율 지표도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특히 반도체 수출 가격 상승이 명목 GDP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호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지난 28일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크게 늘고 반도체 수출 가격이 높은 점 등을 반영해 명목 GDP 성장률은 꽤 높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등으로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한국 수출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반도체는 올해 들어서도 수출 증가세를 주도하며 전체 수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확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수출 증가로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경우 법인세 수입이 늘어날 수 있고,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성과급 확대 등도 세수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8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가 상당히 증가하고 국민 전체에 혜택이 늘어날 것”이라며 “반도체 성과급에도 소득세가 붙는 만큼 그에 따른 낙수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이 국내 소비와 투자 등 내수 전반으로 얼마나 확산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히 한국 경제의 변수로 꼽힌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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