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풍기던 ‘쓰레기산’ 대변신…연 60만명 찾는 도심 숲 됐다 [르포]

최종권 2026. 5. 3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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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흥덕구 문암동 무심천 하류에 있는 문암생태공원은 과거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곳을 생태공원으로 바꾼 곳이다. 봄에는 튤립 등 꽃 정원을 조성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사진 청주시


문암생태공원, 연 60만명 찾는 도심 속 쉼터로


지난 25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문암동에 있는 문암생태공원. 과거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땅을 16년에 걸쳐 시민 휴식처로 바꾼 곳이다. 공원에 들어서자 탁 트인 잔디광장에서 공놀이와 술래잡기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나무 그늘에 돗자리와 캠핑 의자를 편 나들이객들이 많았다. 대형 미끄럼틀과 그네, 공중 장애물·트램펄린 등을 갖춘 놀이터는 아이들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노성호(50·청주시 사천동)씨는 “문암생태공원은 도심에서 가까운 데다 아이가 안전하게 놀 수 있는 모래놀이터가 있어 자주 찾는다”며 “또래 부모와 함께 돗자리를 펴고 몇 시간씩 쉬다가 가거나, 캠핑장에서 주말을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문암생태공원은 1994년부터 7년간 생활쓰레기 매립장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청주 학천리 광역 쓰레기 매립장이 조성된 2000년 문을 닫았다. 이후에도 청주 외곽에 위치한 데다 고약한 악취까지 풍겨 찾는 사람이 없었다. 청주시는 매립 종료 후 안정화 기간을 거쳐 2008년 5월 공원 조성 공사에 착수, 2010년 1월에 21만2586㎡ 규모의 생태공원을 개장했다.
지난 25일 문암생태공원 잔디광장에서 시민들이 그늘에서 휴식을 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자연 회복력에 경외감” 16년 버틴 나무들 성숙단계


최광희 청주시 공원관리팀장은 “매립장 성토를 마무리한 뒤에도 현재 생태습지로 조성된 경사지에 배출구 6개를 뚫어 오랫동안 가스를 빼냈다고 한다”며 “초창기에 심은 나무 일부가 고사하긴 했지만, 상당수는 15~16년 넘게 살아서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 쓰레기 매립지에 나무가 무성한 것을 볼 때마다 자연의 회복력에 경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암생태공원 개장 후 가장 인기가 있던 곳은 야외 캠핑장(25면)이었다. “청주엔 상당산성·명암 유원지 외에 갈 곳이 없다”는 시민의 갈증을 해소한 여가 공간으로 주목받았다. 시는 이후 야외 물놀이장과 산책로, 체육시설, 생태·환경 교육기관인 에코콤플렉스를 잇달아 건립했다. 롤러 스케이트장에서 만난 강민정(25·청주시 봉명동)씨는 “공원 둘레길을 따라 달리기를 자주 한다”며 “예전에 쓰레기 매립장이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숲 관리가 잘 되어 있고, 야간 조명 덕분에 밤 나들이를 하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문암생태공원 모래 놀이터에서 노지아(4)양이 소꿉놀이를 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돗자리 펴고 삼삼오오 나들이…반려견 놀이터도


방문객 수는 최근 3년 새 2배나 늘었다. 시에 따르면 2023년 공원 방문객은 30만명에서 2024년 55만명으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60만명으로 집계됐다. 시는 “공원 환경을 꾸준히 개선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시는 2024년 ‘놀이시설이 부족하다’는 시민 의견을 반영해 모험놀이터(2565㎡)·무장애 놀이터(1685㎡)·유아 놀이터(780㎡)를 갖춘 ‘온가족힐링놀이터’를 조성했다.
기존 2700㎡ 규모의 꽃 정원은 생태습지 건너편으로 이전하면서 6000㎡ 규모로 확장했다. 올봄 이곳에 튤립 25만본을 심어 많은 관광객이 찾았다. 600m 길이의 황톳길을 조성하고, 주차장은 380면에서 500면으로 늘렸다. 텐트 없이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캠핑하우스 3동도 설치했다. 지난해 7~8월 운영한 물놀이장은 1만2543명이 다녀갔다.
청주시는 문암생태공원에 반려견과 함께 놀 수 있는 전용 놀이터를 조성했다. 사진 청주시


“가드닝 기능 확장” 2030년까지 지방정원 조성


생태공원의 특성을 살린 체험 행사도 운영되고 있다. 개구리·파충류·곤충 등 매달 다양한 생태 주제로 운영되며 평일에는 단체를 대상으로, 토요일에는 가족 단위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최광희 팀장은 “시 홈페이지나 온라인 카페에 ‘큰 아이들이 놀 만한 놀이시설을 만들어달라’ ‘황톳길을 만들어달라’는 시민 요구가 있을 때마다 필요한 시설을 확충하고, 불편 민원은 개선했다”며 “봄에는 꽃밭 조성, 여름엔 물놀이장 운영, 가을엔 잔디광장 야외 공연과 체육대회 개최 등 계절에 맞게 공원 활용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시는 2030년까지 문암생태공원 옆에 10만8000여㎡ 규모 지방정원도 조성한다. 총사업비 120억원을 투입해 정원 가꾸기 교육을 하는 ‘가든센터’ 등 건물과 카페, 주제 정원 등을 만든다. 김동원 청주시 녹지조성팀 주무관은 “문암생태공원 기능이 휴게와 놀이 중심이었다면, 지방정원은 시민들이 가드닝 교육을 받고 정원 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매년 동부창고에서 열리던 가드닝 페스티벌도 지방정원으로 무대를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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