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도 없고 양도 적어서 "한 봉지쯤이야" 했다가 '깜짝'…비빔면의 반전 [맛잘알X파일]
3대 비빔라면, 칼로리·당 등 비교
칼로리 높고 당 함량 많은 비빔라면
총 용량 많고 액상소스 등 영향 커
30도를 넘나드는 이른 무더위가 찾아왔습니다. 시원하면서 새콤·달콤·매콤한 비빔라면이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식품업계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비빔라면 대전(大戰)'에 돌입했습니다. 소비자의 눈길과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알록달록한 색감을 가미한 톡톡 튀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기도 합니다.

이번 맛잘알X파일에서는 비빔라면 3대장인 팔도의 '팔도 비빔면', 농심의 '배홍동비빔면', 오뚜기의 '진비빔면'을 속속들이 파헤쳐보겠습니다. 1984년 출시한 팔도 비빔면은 42년 역사를 바탕으로 시장 1위 왕좌를 고수하고 있죠. 뒤를 이어 오뚜기 진비빔면과 배홍동비빔면이 각각 2020년, 2021년에 출시돼 비빔라면 시장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진 상태입니다. 배홍동비빔면과 진비빔면 모두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브랜드 누적 판매량이 2억개 내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선 세 제품의 칼로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요즘 식단 관리 차원에서 식사할 때 칼로리부터 살펴보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최근 비빔라면을 먹으려다가 칼로리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국물도 없고 양도 적어 보이는 비빔라면 한 봉지의 칼로리가 생각보다 높았기 때문입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비빔라면 3대장의 칼로리는 팔도 비빔면이 한 봉지에 525㎉, 배홍동비빔면이 585㎉, 진비빔면이 625㎉입니다. 밥 한 공기라 할 수 있는 햇반 기본 제품(210g·315㎉)과 비교해보면 비빔라면은 햇반 1.6~2개 수준이고요. 일반 국물 라면 중 국내 1위 제품인 농심 신라면이 한봉지당 500㎉인 점을 감안하면 비빔라면 한 봉지의 칼로리가 상당히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업체들은 비빔라면의 제품 용량에 주목해야 한다고 항변합니다. 농심 신라면의 용량이 120g인 반면 비빔라면은 팔도 비빔면이 130g, 농심 배홍동비빔면이 137g, 오뚜기 진비빔면이 156g으로 국물라면과 비교해 용량 자체가 10~36g이나 많습니다. 국물이 없어 용량이 적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국물라면보다 비빔라면 용량이 더 큰 것이죠. 칼로리가 더 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합니다.
세 제품 중 총량이 가장 큰 진비빔면이 칼로리가 가장 높은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라는 겁니다. 진비빔면은 총 중량을 20% 늘려 넉넉한 양과 소스로 차별화한 제품이다보니 다른 제품에 비해 칼로리가 높아 보이는 것이라고 오뚜기 측은 설명합니다. 제품 100g당 칼로리를 계산해보면 팔도 비빔면 404㎉, 배홍동비빔면 427㎉, 진비빔면 401㎉로 신라면(417㎉)보다 일부 제품은 칼로리가 낮습니다.
여기에 분말소스를 쓰는 국물라면에 비해 액상소스가 들어가는 비빔라면의 특성이 칼로리를 높인다고 말합니다. 일반 요리인 잔치국수와 비빔국수의 칼로리를 비교했을 때 비빔국수의 칼로리가 잔치국수에 비해 더 높은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는 겁니다.
팔도 관계자는 "국물라면에 비해 비빔라면의 소스 중량 자체가 더 무겁기 때문에 총 중량이 높고 비빔면의 칼로리가 높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농심 관계자도 "제품의 g당 칼로리를 계산하면 배홍동비빔면은 4.27㎉, 신라면은 4.17㎉ 정도이며, 액상 스프의 칼로리가 비교적 높아 국물라면보다 칼로리가 조금 더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비빔라면의 핵심은 새콤·달콤·매콤한 소스죠. 비빔라면 특유의 달콤한 맛을 내려다보니 당 함량이 생각보다 높습니다. 한봉지를 먹으면 팔도 비빔면은 12g, 배홍동비빔면과 진비빔면은 16g의 당을 먹게 됩니다. 제품마다 총 용량이 다른 점을 고려해 제품 100g 기준으로 환산해보면 배홍동비빔면이 11.7g으로 가장 높고, 진비빔면(10.3g), 팔도 비빔면(9.2g) 순이었습니다.
비빔라면은 새콤·달콤·매콤한 맛을 구현하다 보니 당분이 상당량 들어갑니다. 특히 비빔라면은 얼음을 넣어 차갑게 먹는 경우가 많죠. 찬 음식은 따뜻한 음식에 비해 혀에서 단맛이 잘 안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보니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설탕 등 당 성분이 더 많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아이스크림의 당 함량이 높은 것과 비슷한 이유입니다. (참고 : '0칼로리' 아이스크림 있다…때 이른 더위 '저당'의 유혹[맛잘알X파일]) 동시에 신맛 또한 단맛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해 설탕 등을 추가로 넣게 된다고 하네요.
비빔라면 액상소스의 근간이 되는 고추장 또한 당 함량을 높이는 요소가 됩니다. 오뚜기 관계자는 "고추장이 기본적으로 찹쌀, 쌀 등 전분을 발효, 당화시키고 물엿, 설탕 같은 감미 성분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어느 정도 당을 가지고 있다"며 "국물라면보다 비빔라면에 고추장을 넣는 경우가 많다 보니 당 성분이 들어갈 확률이 높다"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요즘처럼 저당 제품이 쏟아지는 시기에 비빔라면 저당 제품 출시 계획은 없는지 물었습니다. 세 업체 모두 "아직 없다"고 답했습니다. 비빔라면의 맛 비결은 감칠맛이 가득한 달콤함에 있는데 대체당으로 이러한 맛을 구현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또 설탕이 아닌 대체당을 소스로 사용하면 면에 소스가 잘 붙지 않아 면과 소스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소비자가 원하는 최적의 비빔라면 맛을 구현하기가 어려운 것이죠.

새콤·달콤·매콤한 맛 외에도 비빔라면은 고소한 맛이 중요한 포인트로 꼽힙니다. 참기름이 소스에 들어가다 보니 지방 함량도 비교적 높은 편이라는 것이 업체들의 설명입니다. 지방 함량의 경우 배홍동비빔면이 제품 100g당 기준으로 17.5g으로 가장 많았고, 팔도 비빔면(14.6g), 진비빔면(14.1g) 순이었습니다. 신라면 지방 함량이 13.3g인 점을 고하면 비빔라면이 국물라면에 비해 대체로 지방 함량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농심 관계자는 "배홍동은 일반 면보다 고소한 맛을 강조한 제품"이라며 "시원한 비빔장에 참기름의 고소함, 면과 어울리는 묵직한 맛을 내기 위해 추가로 조미유를 첨가해 지방 함량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신 비빔라면은 국물라면에 비해 나트륨이 비교적 낮습니다. 신라면의 나트륨 함량은 1790㎎입니다. 비빔라면 3대장의 나트륨 함량은 1090~1350㎎입니다. 짭쪼름한 감칠맛을 살린 국물라면과 새콤·달콤·고소한 맛을 살린 비빔라면의 맛 특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영양 성분의 차이가 생긴 지점이라고 볼 수 있겠죠.
비빔라면 3대장을 제조하는 팔도, 농심, 오뚜기에 각 제품의 맛 포인트를 소개해달라고 했습니다. 시장 1위인 팔도는 "오래된 액상스프 노하우로 매콤·달콤한 맛을 최대한으로 느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농심은 "배홍동비빔면은 맛의 밸런스가 조화롭다. 비빔면 맛집이 사용하는 배와 홍고추, 동치미를 사용하고 이 원료들을 최적의 비율로 조합했다"고 설명합니다. 오뚜기는 "기존 대비 20% 증량한 푸짐한 양과 오뚜기 사과식초, 타마린드 소스로 구현된 깔끔하고 시원한 맛, 완성된 매콤함이 조화를 이룬 제품"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무더운 여름, 고소하면서도 새콤·달콤·매콤한 비빔라면 한그릇 어떠신가요? 비빔라면 제품마다 칼로리와 성분, 맛 포인트를 살펴보며 건강한 소비 하시길 바랍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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