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末머니]"변동성 클 땐 방패 들어야…'저PBR 자산주' 담아라"
저평가 해소 기대감 커지는 자산주
토지와 건물 같은 실물 자산을 보유한 '자산주'의 몸값이 점차 귀해지고 있다.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진 증시 환경에서, 주식 계좌의 하방을 받쳐줄 방어주로 자산주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증권가 조언도 잇따른다.
"정부·여당 저평가 해소 정책 주목"최근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 실물자산을 보유한 자산주의 매력이 부각된다"며 "흡사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최근의 국내 증시와 침체된 경기를 고려하면 변동성이 낮고 하방이 견고한 자산주에 눈을 돌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산주는 시가총액 대비 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보유한 경우가 많아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낮게 나타나는 사례가 많다. 특히 시세와 장부가액 간 격차가 클수록 실제 기업가치 대비 주가 저평가 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정부의 저평가 해소 정책도 자산주 재평가 기대를 키우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반기마다 동일 업종 내 PBR 하위 20% 기업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오는 7월 세제 개편안에는 상속·증여세 산정 시 PBR 0.8 미만 상장사의 경우 주가 대신 자산·수익가치를 반영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승계 과정에서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관행을 막겠다는 취지다.
행동주의 압박 커지자 자산 재평가 요구 확산시장 분위기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엄 연구원은 "기업으로 하여금 자산 재평가를 실시하게 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려는 주주 활동도 속속 눈에 띄고 있다"고 전했다. 장부상 가치와 실제 시세 간 괴리를 줄여 저평가를 해소하라는 요구다.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 연대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사조산업 소액주주 연대는 자회사가 보유한 골프장 부지와 서울 시내 빌딩의 시가 반영을 요구하고 있다.
만호제강 주주인 엠케이에셋은 토지 재평가와 정기적 자산 재평가 규정을 정관에 신설하라는 주주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한국알콜 주주 행동주의 플랫폼 한톨, 삼보판지·오로라 소액주주 연대 등이 자산 재평가를 요구하며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옥석 가리기 중요…"주주환원 의지도 봐야"그렇다면 어떤 유형의 자산주를 눈여겨봐야 할까. 엄 연구원은 "PBR이 1 미만이면 원천적으로 배제하지 않았다"며 "1에 근접하더라도 장부가액만으로 저평가됐다는 의미이고, 보유 자산 일부를 최근 시세로 재평가하면 실제 저평가 폭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핵심 지역 비영업용 부동산 보유 기업, 전국에 점포를 다수 보유한 유통업체, 수십 년 전 취득한 사옥이나 터미널 재평가 가능성이 있는 레저·물류 기업 등이 꼽힌다.
다만 장부상 숫자만 보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유 토지가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있거나 경영권 방어용 지분처럼 처분이 어려운 자산이라면 실제 투자 매력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엄 연구원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나 영업현금흐름도 챙겨야 한다"며 "대주주가 주가를 높일 의지가 전혀 없다면 저평가는 풀리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어 "요컨대, 소액주주나 기관투자자에 의해 반강제적으로라도 개선이 이행될 여지가 있어야 저평가 해소의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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