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혁명](201)이노보테라퓨틱스 대표 "AI, 신약 개발 시행착오 줄여"
"AI, 연구자 노하우 극대화하는 도구"
"효율적인 연구개발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박희동 이노보테라퓨틱스 대표)
인공지능(AI) 발전과 함께 사람들이 관심 가진 건 건강이다. AI의 압도적인 추론 능력이 신약 개발의 효율성을 개선할 것이란 기대감이 감돌았다. 이같은 기대를 충족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2019년 설립된 바이오 벤처기업 이노보테라퓨틱스는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 '딥제마'(DeepZema)를 자체 개발했다. 딥제마는 AI 기반으로 타깃을 발굴하고 면역, 염증, 암을 치료하는 신약 연구 개발에 드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최근 이노보테라퓨틱스는 AI와 함께 결실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노보테라퓨틱스는 지난 12일 대웅제약과 차세대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INV-008'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금은 6625억원이다. 이노보테라퓨틱스는 자본시장 진출에도 도전하고 있다. 지난 21일 이노보테라퓨틱스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기술성 평가에서 A, BBB 등급을 받는 등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인정받았다.
과거 LG화학에서만 30년간 신약 개발을 담당했던 박 대표는 31일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안정된 환경에서 나와 바이오 벤처기업을 차린 건 혁신적인 신약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LG화학에서는 오랜 기간 신약 개발을 경험하면서 안정적인 연구 환경과 인프라 속에서 근무했지만 한편으로는 보다 빠르고 유연하게 혁신 신약을 만들고 싶다는 갈증도 가지고 있었다"며 "AI와 데이터 기반 연구가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제한된 자원 활용 위해 AI 관심…"시행착오 줄여주는 도구"
하지만 제한된 자원 속에서 연구, 조직 운영 등을 동시에 수행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에 박 대표는 효율적인 연구개발 구조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 결과가 딥제마다. 딥제마를 개발한 임동철 이노보테라퓨틱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존 연구체계에도 신약 개발을 위한 새로운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기술이 있어도 일반 연구원이 활용하기 어려웠다"며 "기존 체계를 유지하면서 신약 개발의 시간을 앞당기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업계에 AI에 대한 의구심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오히려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부터 중요하게 생각한 건 AI가 신약을 대신 개발하는 게 아니라 AI가 연구자의 의사결정을 더 빠르고 정교하게 도와줄 수 있는 것"이라며 "AI를 연구자를 대체하는 기술보다는 연구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극대화하는 도구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임 CTO 역시 "AI 덕분에 신약 개발의 속도가 빨라졌다. 이제 신약 개발 부문에서도 AI 활용 역량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상장, 더 높은 수준의 책임 요구받는 과정"
신약 개발에 이르기까지 쉬운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박 대표 역시 오랜 기간 제약 분야에 몸을 담으면서 신약 개발 실패와 부담감, 압박감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벤처기업 특성상 문제를 오래 끌기보다는 빠르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실행력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것에 지나치게 매몰되기보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빠르게 방향을 수정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게 필요하다"며 "신약 개발은 단기간에 끝나는 일이 아니기에 구성원들이 서로 신뢰하면서 긴 호흡으로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대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 등 회사가 도약기를 맞이했지만 박 대표는 오히려 침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상장은 단순히 자금 조달 창구가 확대되는 이벤트가 아닌, 회사가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요구받는 과정"이라며 "딥제마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글로벌 수준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꾸준히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딥제마를 단순히 후보 물질을 빠르게 찾는 플랫폼에 머무르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희귀·난치성 질환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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