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번진 성과급 바람…LGU+ ‘영업익 30%’ 요구에 KT 촉각

이혜민 2026. 5. 31. 06: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T 건물 전경. 연합뉴스

삼성전자발(發)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가 통신업계까지 번지고 있다. LG유플러스 노동조합(노조)이 올해 임금·단체협약 협상에서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하면서, 다음 달 임단협에 들어갈 KT노조의 협상 수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 노사는 지난 21일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을 두고 4차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LG유플러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총액 8% 인상 △임금 삭감 없는 주 35시간 근무제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이 8921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영업익 30% 기준 직원 1인당 약 2700만원의 성과급을 받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 회사 측은 임금 3.0% 인상안을 제시하며 노조 요구가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성과급은 임금이 아닌 경영 성과에 대한 분배라는 입장이다. 통신 본업의 성장성이 둔화한 가운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투자 부담이 커지고 있어 고정적인 성과급 재원 확대가 쉽지 않다는 기류도 있다.

업계가 LG유플러스 임단협에 주목하는 이유는 KT가 다음 달 임단협에 돌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KT 제1노조인 KT노동조합은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2026년 단체교섭을 위한 전담반을 운영했다. 전담반은 노동계 동향과 타사 협상 사례 등을 분석해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정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4월14일 열린 제11회 KT 파트너스데이 2026에서 박윤영 KT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KT 제공

이번 교섭은 박윤영 KT 대표 취임 후 처음 진행되는 임단협이자 현 집행부가 오는 10월 차기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임단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기준을 둘러싼 요구 수위가 낮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LG유플러스 노조의 요구가 당장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KT 임단협에는 적지 않은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T노조가 타사 협상 사례를 분석해 요구안을 마련하는 만큼, LG유플러스의 ‘N% 성과급’ 요구가 KT의 임금·성과급 협상 기준선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KT는 LG유플러스보다 다소 온건한 접근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 노조가 삼성전자 사례를 직접 언급하며 성과급 제도화를 밀어붙이는 것과 달리, 현행 ‘영업이익 10% 연동 성과급’ 체계를 유지하되 산정 방식과 적용 범위를 손보는 방안이 현실적이고 또 내부에서 힘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금 격차 역시 변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SK텔레콤이 1억63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KT는 1억1800만원, LG유플러스는 1억1700만원 수준으로 비슷하지만 통신상품 판매와 통신장비 유지보수 종사자를 제외하면 LG유플러스의 1인 평균 급여는 1억3500만원 수준으로 KT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KT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지 않다. 통신 2위 사업자임에도 보상 수준에서는 SK텔레콤과 격차가 크고, 일부 기준에서는 LG유플러스에도 밀리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가 올해 임단협에서 성과급 기준을 높일 경우 KT 내부에서도 “통신사 간 임금 격차를 더 벌려서는 안 된다”는 요구가 커질 수 있다.

산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수익 연동형 성과급 요구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삼성전자 노사가 영업이익과 연동한 성과급 기준을 놓고 협상을 벌인 데 이어 LG유플러스까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면서, 대기업 노사 협상의 무게중심이 기본급 인상에서 성과 배분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을 제도화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업은 대규모 설비투자와 주파수 비용, AI·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투자가 동시에 필요한 산업”으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고정적으로 성과급에 배정할 경우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