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휴전 승인 망설이는 트럼프, 딜레마 빠졌나…휴전도 공격 재개도 부담

임성수 2026. 5. 31.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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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30일(현지시간)에도 이란 휴전 입장 안 밝혀
백악관 “트럼프, 레드라인 충족 협상만 할 것…이란 핵무기 안 돼”
美, 이란과 휴전안 불만족스러운 데다 공격 재개도 쉽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차량 비스트를 타고 백악관을 떠나 버지니아주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박했다던 이란과의 휴전 양해각서(MOU) 승인 앞에서 멈춰 섰다. 이란과 휴전 협상을 체결하기에는 핵 문제가 빠진 반쪽짜리 합의라는 공화당 내부 비판이 만만치 않고, 공습을 재개하기에는 전쟁 장기화 부담과 친미 중동 국가들의 반대라는 딜레마에 빠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이란과의 휴전 MOU 승인에 대한 입장 언급이 없었다. 트럼프는 전날 이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 상황실(Situation Room)에서 2시간 동안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가 언제쯤 승인 여부를 결정할지를 묻는 국민일보 서면 질의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이익이 되고 자신의 레드라인을 충족하는 협상만 할 것”이라면서 “이란은 절대로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미국이 돌아왔다’는 글과 이미지, 민주당을 비난하는 글을 수차례 올렸지만 이란 전쟁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트럼프는 지난 23일만 해도 “협정이 대체로 완료됐다.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며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처럼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MOU는 체결되지 않았다.

트럼프가 고심을 거듭하는 것은 MOU가 자신의 뜻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MOU에는 휴전 60일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 핵 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이란의 약속 등이 포함됐다. 구체적인 핵 협상은 향후 60일간 진행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이란이 주장해온 ‘선(先) 휴전, 후(後) 핵협상’과 골격이 같다.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반출, 우라늄 농축 장기 중단 등 구체적인 약속 없이 ‘핵 개발 포기’라는 선언적 내용으로만 채워진 것이다.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이란과 전쟁을 왜 했나”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적들(이란)에 대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제안(MOU)은 이란 측의 즉각적인 양보가 거의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이란에 대한 공습을 재개하기도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국제 유가 불안으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의 지지층 내부에서도 해외 전쟁 장기화에 반대하는 마가(MAGA)와 이란에 대한 강경론을 주장하는 공화당 매파 간의 이견이 커지고 있다.

이란의 보복을 우려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친미 걸프 국가들 트럼프에 협상 타결을 요청한 상황이다.

MOU 타결이 막판 진통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은 이란에 대한 압박도 유지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마친 뒤 현지 미국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우리는 필요할 경우 (군사적으로) 다시 개입할 수 있도록 태세를 유지하고 준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대통령은 그런 방식(군사 공격 재개)을 선호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날 트럼프와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트럼프는) 어떤 합의가 이루어지더라도 좋은 합의, 훌륭한 합의가 되도록 하기 위해 자신이 얼마나 인내심을 갖고 있는지 다시 한번 강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호르무즈 해협은 개방된 해협이 될 것이다. 전 세계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통행료 없는 해협이 될 것”이라며 “그것이 원래 그래야 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도 전날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위해 이란 측의 요구사항을 준수하는 것에 대해 제재 위험을 경고한다”며 법정 화폐나 디지털 자산, 현물 등으로 이란에 통행료를 지급하는 것은 제재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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