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덮친 화물차 운전자 집행유예…임신부·태아 숨져

박재구 2026. 5. 3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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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를 건너던 신혼부부를 화물차로 들이받아 임신부와 태아를 숨지게 한 50대 운전자가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6단독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치상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씨에게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10일 오후 10시쯤 의정부시 신곡동의 한 사거리에서 7.5t 화물차를 운전하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30대 남성 B씨와 20대 여성 C씨를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당시 차량 신호는 적색이었고 피해자들은 보행자 녹색 신호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피해자들은 이미 횡단보도의 약 3분의 2를 건넌 상태였으나 A씨는 전방 주시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채 주행을 계속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임신 17주였던 C씨는 외상성 지주막하출혈을 입고 치료를 받다가 사고 발생 17일 만에 숨졌다. 태아 역시 사산됐다. 남편 B씨도 늑골 골절과 외상성 혈기흉, 폐 타박상 등 약 8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중상을 입었다.

유가족에 따르면 C씨는 대학병원 중환자실 간호사로 근무했으며, 사고 당일 근무를 마친 뒤 남편과 함께 귀가하던 중 변을 당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옆 차로에 차량이 있어 백미러 쪽을 보다가 앞 신호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A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횡단보도에 이르기 훨씬 전부터 차량 신호는 적색으로 바뀌어 있었고, 피해자들은 보행 신호에 따라 정상적으로 횡단 중이었다”며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 정도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사망하고 다른 피해자가 중상을 입어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는 등 결과가 매우 중대하다”면서 “피해자 측과 합의한 점,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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