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슈퍼카' 세무조사 나선 국세청…사장님들이 진짜 겁나는 이유는
운행기록부 작성 의무화·연두색 번호판 부착에도
'부의 상징' 인식에 법인 슈퍼카 다시 증가
8000만원 이상의 법인 차량에 부착된 '연두색 번호판'이 '진정한 부의 상징'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퍼지면서 법인의 고가 차량 구매가 다시 증가하자 국세청이 이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이 반복되는 고가 법인차량의 사적유용 실태를 근절하기 위해 고강도 세무조사에 나선 것이다. 국세청은 법인소유 고가 차량 사적 사용 문제뿐만 아니라 각종 편법을 이용해 정당한 세금을 회피한 법인들의 악의적 탈루행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30일 세무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법인 슈퍼카'를 사적으로 사용한 법인들이 이에 대한 세무조사를 무서워하는 이유는 국세청의 조사가 단순히 법인차량 조사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라며 "법인 차량의 비용처리 적절성 등을 들여다보려면 해당 법인의 회계 전반을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위법 사항이 줄줄이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인 슈퍼카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법인차의 경우 차량 취득액과 보험료·유류비·자동차세 등의 유지비를 비용으로 처리해 이익을 낮추는 방식으로 법인세의 과세표준을 낮출 수 있다. 법인 슈퍼카가 탈세 창구로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실제 고가 법인차량의 사적 유용 행태가 적발된 기업은 다른 유사법인 대비 추징세액이 큰 경우가 많았다. 임광현 국세청장도 "법인차량 사적사용과 같은 사주일가의 비정상적 행태는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기업 전반의 탈세위험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며 "법인 비용으로 구입한 고가 차량을 사주일가가 사적으로 사용하는 행태는 조세정의 실현뿐 아니라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도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행태는 앞선 2020년 국세청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당시 국세청은 초고가 슈퍼카를 회사 명의로 구입해 사주일가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며 세금을 탈루한 24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위장계열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과 매출 누락을 통한 회사자금 유출, 서류상 회사를 이용한 변칙 증여 등 편법 탈세를 통해 기업의 이익을 편취해 사주일가의 재산을 불려 온 혐의도 포착됐다.

이에 국세청은 법인차량 사적 사용 문제를 정밀 분석해 19개 법인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해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 대상인 19개 법인들이 소유한 고가 차량은 총 90대, 약 300억원 상당의 규모다. 전체 탈루혐의 금액은 약 3000억원에 이른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법인의 편법·탈법적 행위뿐 아니라 사주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 및 탈루혐의 있는 관련 기업까지 철저히 검증하겠다"며 "조사과정에서 매출 축소 또는 법인자금 유출을 위해 차명계좌를 이용하거나 증빙을 조작하는 등 고의로 세금을 포탈한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고발 조치하는 등 엄정하게 대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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