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관매직” “언론매수”…전북교육감 선거, 서거석 악몽 재현되나

김준희 2026. 5. 3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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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1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종합경기장 사거리에서 이남호(왼쪽)·천호성 전북교육감 후보가 각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 이남호 전 전북대 총장 2파전


전북교육감 자리를 놓고 천호성(59) 전주교대 교수와 이남호(66) 전 전북대 총장 간 ‘총성 없는 전쟁’이 치열하다. 선거 막판까지 정책 대결 대신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하면서 지난해 임기 1년을 남기고 중도 낙마한 서거석 전 교육감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양측은 최근 상대 후보를 겨냥해 연일 기자회견을 열며 불법 선거운동과 금품·인사 거래 의혹 등을 제기하고 있다. 양측 캠프 모두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서로 앞다퉈 ‘재선거’ 가능성을 거론하는 형국이다.

이남호 후보 측은 지난 26일 천호성 후보 관련 비공개 텔레그램방 ‘천사랑’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방에 천 후보 명의 계정과 현직 교사·교장·교육청 공무원 등이 참여해 선거 전략과 문자 발송, 언론 대응 등을 논의했다는 게 골자다. “150만건 문자 발송” “우호 기사는 위로 올리고 부정 기사는 아래로 내리자”는 취지의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이어 27일엔 “천 후보를 포함한 5명이 2022년 사전선거운동 혐의(※천 후보·회계책임자는 불기소)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발생한 변호사 비용 6100만원과 벌금 240만원 등 총 6340만원을 사업가 A씨가 대신 부담했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했다. 이 후보 측은 특히 현직 전북교육청 공무원 노조 지부장 B씨가 선거 전략 논의와 변호사비 대납 과정에 모두 등장하는 점을 들어 “조직적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B씨가 A씨에게 ‘천 후보가 당선되면 교육청 5급 자리와 사업권을 제공하겠다’며 대납을 요청했다”며 매관매직 의혹까지 제기했다. 그러면서 후보 사퇴 촉구와 함께 두 사건을 선관위와 경찰에 고발했다.

천호성 전북교육감 후보와 현직 교사·교장·교육청 공무원 등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천사랑' 비공개 텔레그램방 대화 내용. 사진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익산경찰서 수사관들이 지난 15일 전북 전주시 이남호 전북교육감 후보 선거사무소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경찰은 이날 이 후보 캠프 대변인이 도내 모 기자에게 200만원을 건넨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확인하기 위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뉴스1


표절·대필 의혹…“재선거 가능성” 거론


천 후보 측은 즉각 반박했다. 이 후보가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천 후보는 “‘천사랑’은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방일 뿐 불법 선거운동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교사·교육청 공무원과 정책을 논의한 적은 있지만, 공식 캠프 조직과는 다르다는 취지다. 아울러 “B씨는 선거캠프와 무관하며, 변호사비 대납도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역공에 나섰다. 이 후보 캠프 대변인이 도내 모 기자에게 200만원을 건넨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점을 정조준했다. 이 후보 측이 언론을 매수하려 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익산경찰서는 지난 15일 전주에 있는 이 후보 캠프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후보는 참고인 조사에서 “전직 대변인과 해당 기자 간 개인적 거래이자 일탈”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천 후보는 “대변인의 금품 제공 의혹을 후보와 분리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와 함께 이 후보의 25년 전 음주운전 전력도 문제 삼았다.

전북교육감 선거는 그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7일 후보 단일화를 선언한 천 후보와 유성동 좋은교육시민연대 대표 간 불거진 ‘정책국장(3급) 자리 거래 의혹’이 대표적이다. 유 전 예비후보가 지난 5일 캠프 관계자에게 “천호성한테 간다면 괜찮은 조건으로 가는구나, 최소한 정책국장 자리는 약속받고 가는구나 그렇게 이해해 달라”고 말한 통화 녹취가 공개됐다.

지난해 1월 21일 전주지방법원 1층 로비에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서거석 전 전북교육감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같은 해 6월 당선 무효형이 확정돼 직을 잃었다. 최기웅 기자


“누가 당선되든 중도 하차” 우려도


두 사람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공직공익비리신고 전국시민운동연합은 공직선거법 위반(매수 및 이해유도) 혐의로 전주 덕진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앞서 천 후보는 논문·기고문 표절 의혹, 이 전 총장은 전북연구원장 시절 기고문 대필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

이 때문에 두 후보의 ‘사법 리스크’는 표심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서 전 교육감은 지난해 6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대법원에서 벌금 500만원형이 확정돼 직을 잃었다. 이후 유정기 부교육감이 전북교육감 권한대행을 맡았다. 전북교육청 안팎에선 벌써 “누가 당선되더라도 수사 결과에 따라 또다시 중도 하차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맴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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