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부산 ‘바가지요금’

방탄소년단(BTS) 월드투어 공지가 나온 건 지난 1월이다. 공지가 뜨자마자 6월 12~13일 부산 콘서트 기간 숙박요금이 치솟기 시작했다. 평소 1박 10만원 정도 하던 공연장 인근 숙소는 100만원을 넘겼고, 수백만원짜리 숙소도 등장했다. 과도한 요금 인상과 함께 예약 취소도 이어졌다. 숙박업소가 더 비싸게 팔기 위해 정상가로 예약된 숙소를 취소시킨 것이다.
지난달 콘서트 티켓팅 이후 숙박 문제는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가격이 너무 올라 숙소 구하기를 포기한 팬들 사이에서는 “부산에서 한 푼도 쓰지 말자”는 말까지 나왔다. 콘서트 당일 각 지역에서 출발하는 대절버스로 와서 공연만 본 뒤 끝나자마자 돌아가자는 것이다. 불공정한 가격에 대한 항의다.
사실 가장 크게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은 팬들이 아니라 부산일지 모른다. 해외 도시들은 BTS 공연 유치 경쟁을 벌인다. 공연 한 번이 호텔·식당·관광업까지 도시 전체의 특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BTS노믹스’라는 말도 나왔다. 그런데 부산은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스스로 놓치고 있다. 원래라면 식당과 카페, 관광지에서 쓰일 돈이 부산을 스쳐 지나갈 수 있다. 경제적 효과는 물론 도시 이미지까지 잃고 있는 셈이다.
BTS 멤버들도 이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 지난 26일 진행된 팬들과의 라이브 방송에서 리더 RM은 부산 사투리를 흉내내며 “마, 좀 적당히들 하입시다. 진짜로”라고 말했다. 팬들 사이에서 이미 공분이 번진 뒤였다. 대통령도 숙박비 바가지 문제를 거론하며 대응을 주문했다. 뒤늦게 정부와 부산시가 대체 숙박시설 확보와 단속에 나섰다.
이번 부산 콘서트는 BTS 데뷔일에 맞춰 열린다. 멤버 지민과 정국의 고향에서 열리는 특별한 무대이기도 하다. 성수기에 숙박요금이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도를 넘어섰다. 2022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때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BTS는 다시 부산을 선택했다. 부산은 과연 팬들을 맞을 준비가 돼 있는가.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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