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에 내 주식만 박살?" 알고 봤더니…'82%'가 같은 처지였다
대형주·반도체 업종 쏠림 심화
중소형주·내수주 줄줄이 하락
국내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상승장'이라는 표현이 무색한 모습이다. 지수 상승을 이끄는 소수를 제외하고 대부분 종목이 하락세인 데다 체감 경기는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코스피·코스닥 상장 종목 2764개 가운데 2276개(82.3%)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승 종목은 378개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시장별로 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코스피에서는 전체 종목의 80% 이상이 내렸고, 코스닥 역시 유사한 비율로 하락 종목이 많았다. 지수 상승과 개별 종목 성과 간 괴리가 극단적으로 벌어진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자금이 일부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종목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KRX SK하이닉스 지수는 70%를 웃도는 급등세를 보였고, KRX 정보기술(IT) 섹터 전반도 40%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삼성전자 역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반도체 업종 전반이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상승률을 웃도는 흐름이 이어졌지만, 이는 시장 전체의 체력을 반영한다기보다 '선별적 랠리'에 가깝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중·소형주와 내수 관련 업종은 일제히 하락했다. KRX 중형 TMI(-9.41%), KRX 소형 TMI(-11.96%), KRX 초소형 TMI(-11.54%) 등 중·소형주 지수는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KRX 유틸리티(-18.65%), KRX 건설(-16.93%), KRX K콘텐츠(-9.86%), KRX 에너지화학(-9.71%), KRX 증권(-9.55%), KRX 헬스케어(-9.44%) 등이 큰 폭 하락했다. KRX 은행(-7.71%)과 KRX 방송·통신(-6.18%)도 부진했다.
이는 경기 민감 업종과 내수 중심 산업에 대한 기대가 상대적으로 약화한 가운데, 성장 서사가 분명한 AI 관련 업종으로 자금이 쏠린 결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시장을 '확산 없는 상승장'으로 규정하면서 쏠림 심화에 주목하고 있다.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에 수급이 집중되면서 해당 종목을 보유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추격 매수 심리(FOMO) 역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쏠림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과거 사례를 보면 상승장의 후반부로 갈수록 자금 집중 현상이 심화하는 경향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쏠림이 완화되는 시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시장 전반으로 상승세가 확산하는 건강한 순환이 아닌 과열이 꺾이는 신호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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