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야, 미성년자야"…'악용' 늘어나자 얼굴 인식 AI 도입하는 영국
내년부터 AI 얼굴 인식 기술 도입
아동 이민자 체류 용이 '악용 방지'
국경서 촬영된 사진 분석·나이 추정
영국이 어린이로 위장한 성인 이민자를 식별하기 위해 내년부터 인공지능(AI) 얼굴 인식 기술을 도입한다.
29일 연합뉴스는 BBC 방송을 인용해 영국 내무부가 최근 한 IT 공급업체와 AI 얼굴 인식 기술 개발 및 테스트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술은 국경에서 촬영된 사진을 분석해 개인의 나이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내무부는 "초기 테스트에서 성능과 정확도가 확인됐다"며 "이 기술이 제도를 악용하려는 성인 이민자들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내무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지난 1년간 국경에서 미성년자라고 주장한 이민자 6400명 가운데 43%가 성인으로 판명됐다. 성인들이 미성년자라고 거짓말하는 이유는 보호자 없이 온 아동 이민자들은 망명 시스템이 아닌 보호 시스템을 통해 처리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영국에 체류하기가 더 쉽다.
앨릭스 노리스 국경 보안·망명 담당 장관은 "성인 이민자들이 나이를 속여 미성년자라고 주장하면서 제도를 악용한 결과 실제 위험에 처한 아동들에게 돌아가야 할 중요한 지원이 분산됐다"며 "우리는 AI 기술로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을 신속히 가려내 구금하고 추방하는 한편 정말로 지원·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영국 정부의 이민 감독관이 수행한 보고서를 보면 성인 이민자가 아동으로 분류된 사례뿐 아니라 아동 이민자가 성인으로 잘못 분류된 사례도 있다. 보고서는 "'완벽한' 나이 확인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일부 연령 평가가 잘못될 수밖에 없는데, 이는 크게 우려할 만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망명 신청자의 연령 평가는 전문 이민 단속 요원들이 수행한다. 이들은 문서 검토나 엑스레이, MRI 촬영 등의 방법으로 연령을 측정하고 있다. AI 얼굴 인식 기술은 단속 요원들이 연령 파악에 어려움을 겪을 때 보조 도구로 활용할 예정이다. 내년 도버의 난민 처리 센터에서 첫 시범 운영을 한다.
기술 도입에 대한 반발도 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선임 AI 연구원 안나 바차렐리는 "아동이 절실히 필요로 하고 법적으로 보장받을 권리가 있는 보호를 받을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쓰는 건 잔인하고 양심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취약한 아동과 청소년을 인권 침해적인 절차에 노출하는 것 외에도 얼굴 연령 추정 기술이 진실로 효과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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