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려도 무너지지 않았다... 송영재, UFC 계약 향한 힘찬 첫걸음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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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영재(사진 오른쪽)는 엄청난 집중력으로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
| ⓒ UFC 제공 |
송영재(10승 1무 1패)는 28일(한국시간) 중국 마카오 특별행정구 갤럭시 아레나서 있었던 'ROAD TO UFC 시즌5 오프닝 라운드: 데이2' 페더급 토너먼트 8강전에서 아오이 진(29, 일본)을 상대로 2라운드 3분 39초 리어네이키드 초크 승리를 거뒀다.
이번 승리로 송영재는 UFC 진출을 향한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시험대를 성공적으로 넘었다. ROAD TO UFC는 UFC가 직접 운영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유망주 선발 프로젝트다. 단순한 국제대회가 아니라 사실상 UFC 본계약을 위한 공식 토너먼트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이 대회를 통해 이미 여러 아시아 선수들이 UFC에 입성했고, 한국 역시 이정영, 박현성, 유수영, 이창호 등을 배출하며 강세를 보여왔다.
송영재 역시 이번 대회를 통해 UFC 진출 가능성을 증명하려 했다. 하지만 첫 경기부터 결코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났다. 아오이 진은 일본 중견 단체 DEEP 페더급 챔피언 출신으로, 풍부한 경험과 강한 압박 능력을 갖춘 베테랑이었다. 현지 일본 매체와 해외 MMA 팬들 사이에서도 "쉽게 무너질 상대가 아니다"라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 경기 역시 예상보다 훨씬 험난했다. 1라운드 초반 송영재는 탐색전을 펼치며 거리를 조절했다. 하지만 아오이 진의 날카로운 오른손 오버핸드 훅이 적중하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흔들렸다. 순간적으로 균형이 무너질 정도의 강한 충격이었다. 아오이 진은 곧바로 압박 강도를 높였고, 송영재는 수세에 몰렸다.
이어진 그래플링 상황에서도 어려움은 계속됐다. 송영재는 테이크다운을 허용했고, 하위 포지션에서 방어에 집중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케이지를 잡는 반칙이 나오며 심판의 경고까지 받았다. 경기 흐름 자체가 상대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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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영재에게 파운딩 세례를 쏟아붓는 아오이 진 |
| ⓒ UFC 제공 |
위기는 2라운드에서도 이어졌다. 송영재는 그래플링 상황에서 또다시 반칙 판정을 받았고, 결국 포인트 감점까지 당했다. UFC 룰에서는 케이지를 잡는 행위가 명백한 반칙으로 간주된다. 심판은 반복된 반칙에 결국 감점을 선언했다.
점수상으로는 매우 치명적인 상황이었다. 이미 1라운드 흐름 자체가 불리했다는 평가가 많았던 가운데 감점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판정으로 간다면 패배 가능성이 높아진 순간이었다.
하지만 송영재는 여기서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위기 이후 더욱 집중력이 살아났다. 초반 긴장감이 빠진 듯 움직임이 한층 과감해졌고, 압박에서도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케이지 쪽으로 몰리던 흐름에서 벗어나 중앙을 차지했고, 타격 교환에서도 점차 자신감을 되찾았다.
특히 체력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송영재 특유의 끈기가 빛났다. 아오이 진의 움직임이 조금씩 둔해지는 사이 송영재는 압박 빈도를 높였고, 클린치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은 2라운드 중반 찾아왔다. 그래플링 공방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상대 뒤를 잡은 송영재는 곧바로 백 포지션으로 전환했다. 이어 매우 빠른 타이밍에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잠갔다. 아오이 진은 손을 걸어 방어하며 탈출을 시도했지만 송영재의 그립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송영재는 침착했다. 무리하게 힘만 쓰지 않고 각도를 조절하며 조금씩 압박을 강화했다. 결국 아오이 진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탭을 쳤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석에서는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패배 직전까지 몰렸던 흐름을 완전히 뒤집어낸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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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영재에게 이번 역전승은 성장의 밑거름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
| ⓒ UFC 제공 |
이번 승리가 더욱 화제를 모은 이유는 경기 전 송영재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 때문이다. 그는 대회 전 공식 인터뷰에서 아오이 진에 대해 "미안하지만 내 희생양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단순한 도발이라기보다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강한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결코 압도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패배 가능성이 여러 차례 보일 정도로 힘겨운 승부였다. 그렇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단순히 실력만이 아니라 위기를 버텨내는 정신력과 집중력까지 보여줬기 때문이다.
송영재 역시 반칙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후 인터뷰를 통해 "긴장한 탓에 경험 부족이 드러났다. 다음 경기에서는 더 좋은 모습으로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UFC는 단순히 판정으로 버티는 선수보다 피니시 능력을 갖춘 선수를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승리는 송영재의 경쟁력을 확실하게 보여준 경기였다.
최근 한국 MMA는 중요한 세대교체 시기를 지나고 있다. 정찬성 은퇴 이후 UFC에서 한국을 대표할 새로운 스타의 필요성이 커졌고, ROAD TO UFC는 젊은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기회의 무대가 됐다.
그 가운데 송영재는 단순한 유망주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적인 파이팅 스타일과 강한 정신력, 그리고 위기 속에서도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피니시 능력까지 증명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토너먼트 우승까지는 더 강한 상대들을 넘어야 하고, 단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이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첫 경기만큼은 강렬했다. 송영재는 단순히 승리한 것이 아니라, 불리한 흐름과 감점 악재까지 뒤집으며 UFC 무대에 어울리는 파이터라는 사실을 증명해냈다. 그리고 그 도전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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