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드론, 돌연 루마니아 아파트 때렸다…민간인 사상자 첫 발생

한지혜 2026. 5. 2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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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드론이 우크라이나 접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의 아파트를 직접 타격해 민간인 2명이 부상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토 영토 내에서 러시아 공격으로 민간인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루마니아 동부 갈라치에서 드론이 아파트 옥상에 충돌해 폭발과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불길이 치솟고 있다. AP=연합뉴스


루마니아 국방부는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을 공격하던 과정에서 드론 1대가 루마니아 영공에 진입했다”며 “드론이 동부 국경도시 갈라치의 아파트 건물 옥상에 충돌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충돌로 10층 아파트 일부가 불에 탔으며 주민 2명이 다쳤다. 건물 주민 약 70명은 긴급 대피했다. 갈라치는 우크라이나 오데사주 및 몰도바 국경과 가까운 지역으로, 러시아가 반복적으로 공격해온 우크라이나 다뉴브강 항구 레니(Reni) 인근에 위치해 있다.

29일(현지시간) 루마니아 갈라치의 아파트 건물에 러시아 드론이 충돌한 현장에서 경찰과 과학수사대가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 드론이 루마니아 영공을 침범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민간인 사상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루마니아 외무부는 이번 사건을 “러시아의 심각하고 무책임한 확전”이라고 규정하고 러시아 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했다. 니쿠쇼르 단 루마니아 대통령도 국가방위최고위원회를 소집해 "러시아의 침략 전쟁이 루마니아 국민에게 전이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루마니아는 이날 남동부 항구도시 콘스탄차의 러시아 총영사관을 폐쇄하고 러시아 총영사를 추방한다고도 발표했다. 단 대통령은 또 루마니아가 자체 방공망을 강화하기 전까지 나토 동맹국들과 협력해 일부 방공 장비를 자국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토와 유럽연합(EU)도 강하게 반발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무모한 행동은 우리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나토는 동맹국 영토의 1인치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가 또 하나의 선을 넘었다”며 대러 추가 제재 추진 방침을 밝혔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스웨덴 헬싱보리에서 열린 나토 외교장관회의 도중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폴란드와 프랑스, 이탈리아도 잇따라 러시아를 비난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의도적이든 실수든 러시아는 여전히 위험하다”고 지적했고,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러시아 측에 공식 설명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국방부 역시 “용납할 수 없는 위험한 확전”이라고 규탄했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루마니아의 총영사 추방 및 총영사관 폐쇄 조치에 대해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며 “보복이 곧 뒤따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서방이 드론 추락 사건에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이를 ‘소동(fuss)’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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