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 부정선거론자 황당 주장 "열심히 감시하면 시의원 될 수 있어"

박수림 2026. 5. 29. 17:4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장] 투표소 앞 계수기 딸각이고 유튜브 생중계하며 '선거 감시' 독려

[박수림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사전 투표 첫날인 29일 인천 계양구 계산역 사거리 횡단보도 앞. '무조건 당일 투표! 6월 3일 06시~18시'라는 빨간색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는 사전 투표를 불신하는 내용으로, 대표적인 부정선거 음모론 중 하나다.
ⓒ 박수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사전 투표 첫날인 29일 인천 계양구 계산역 사거리 횡단보도 앞. 전봇대에 걸린 수많은 선거 현수막 사이로 '무조건 당일 투표! 6월 3일 06시~18시'라는 빨간색 현수막이 보였다. 이는 사전 투표를 불신하는 내용으로, 대표적인 부정선거 음모론 중 하나다.

꾸준히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있는 '자유와혁신(당대표 황교안)' 인천시당의 표현에 따르면 인천 계양구는 "특별히 신경 써야 하는 중요한 지역"이다. 대통령을 배출한 곳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자유와혁신 인천시당은 지난 27일 이같이 공지하며 "계양구 사전 투표소 앞에서 출입 인원수 체크를 해주실 봉사자를 모집한다"고 알렸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오전 인천 계양구 일대와 이 지역 사전 투표소를 여러 곳을 찾아 부정선거 감시에 나선 이들을 만났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집계를 믿지 못하겠다"며 계수기를 들고 투표자 수를 하나하나 세어보거나, "복수 투표자나 중국인 투표자 적발을 기대한다"며 유튜브 생중계를 하는 등 황당한 '선거 감시'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아예 "선거 때에만 부정선거를 주장해 봐야 소용이 없다. 중요한 건 평상시에 사람들에게 부정선거를 알리는 일이다. 아가씨(기자)도 열심히 하다 보면 시의원 (선거)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선거 감시를 독려하는 이도 있었다.

인천 계양까지 온 부정선거 감시단 "이재명 지역구라서 중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2026.5.2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계산역 사거리에 걸린 '당일 투표' 현수막 아래에선 '부방대(부정선거·부패방지대)' 몸자보를 입고 있는 중년 남성 A씨를 만날 수 있었다. A씨는 인근에서 국민의힘 후보의 명함을 나눠주던 한 노년 여성에게 다가가더니 "보수가 그러니까 멍청한 것"이라며 사전 투표를 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말을 꺼냈다.

이어서 기자와 대화한 A씨는 "경기도 안양시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부정선거와)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안양에서 인천 계양구까지 온 이유에 대해 "이재명이 (국회의원을) 했던 지역이라서 (부정선거 감시가)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근 사전 투표소 한 곳을 가리키며 그곳에서 부정선거 감시 봉사자를 만나보라고도 조언했다.

A씨가 알려준 인근 사전 투표소에 도착하자, 1층 입구를 드나드는 사람들을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중년 남성 B씨가 보였다. 그는 '부정선거 감시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이냐'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B씨는 "한미부정선거공동조사단장인 박주현 변호사의 유튜브에서 '유튜브를 활용할 수 있는 감시단'을 모집하고 있었다"며 "그걸 신청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사전투표소 입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생중계하는 이유'를 묻는 말엔 "중복 투표하는 사람이 있거나 중국인이 (투표소에) 들어갈까 싶어서"라며 "이렇게 찍어두면 나중에 증거 영상으로 자료가 남을 수 있잖나. 그걸 기대하고 찍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B씨의 걱정은 기우다. 사전 투표를 하는 즉시 통합선거인명부에 투표 이력이 기록되고, 선거일 선거인명부에도 사전 투표 여부가 표시되기 때문이다. 또 지방선거에서는 외국인도 공직선거법과 출입국관리법상 요건을 충족하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B씨는 그러면서 "원래 오늘 저와 함께 유튜브로 부정선거 감시를 하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는데 먼저 철수했다. 선관위 직원이 와서 영상을 찍지 말라고 제지했다고 하더라. 아직 저는 선관위에 걸리지 않아서 계속 생중계 중이다"라고 말했다.

도보로 15분 가량 떨어진 또 다른 사전 투표소에서는 한 노년 여성이 사전 투표자 수를 하나하나 세어보고 있었다. '참관인'이나 '안내인' 목걸이 없이 인근 의자에 앉아 왼손에 든 계수기를 연신 딸각이는 식이었다. 온라인상에선 갖가지 방식으로 사전 투표자 수를 계수하는 인증 글이 이어지고 있다.
▲ 출근길 인사하는 황교안 후보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자유와혁신 황교안 후보가 29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가장 많이 보이는 인증 방식은 자유와혁신 대표인 황교안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가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공유한 '사전 투표자 수 계수지'를 활용한 것이다. 날짜와 사전 투표소명, 참관인, 계수 시작 시각과 함께 사전 투표자 수를 '바를 정(正)'자로 표기하는 식이다. 스마트폰 계수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사전 투표자 수를 인증하는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신뢰도는 매우 떨어진다. 온라인상에 인증 글을 올린 부정선거 감시 봉사자 중엔 "(계수하다) 놓친 인원들이 있다. 알고 보니 들어가는 문으로 나가시는 분들이 많더라"라는 등의 고백이 나오기도 했다. 또 "손으로 센 거를 가지고 정확하지 않다고 백날 이야기해 봐야 헛고생"이라거나 "좀 더 정확한 증거로 선관위에 반박해야 할 거 같다"라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이번 지방선거에선 '위원회별 사전 투표율·사전 투표자 수'와 '사전 투표소별 사전 투표자 수'를 공개한다"고 알렸다. 안내에 따르면 중앙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info.nec.go.kr)에서는 오전 7시부터 1시간마다(매 시각 52분 기준) 집계된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성별, 연령별 사전투표율은 선거일 이후인 오는 6월 4일 오전 9시부터 확인 가능하다.
 부정선거 음모론자을 주장하는 황교안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자유와혁신 당대표)가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공유한 '사전 투표자 수 계수지'.
ⓒ 황교안 페이스북 갈무리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