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역 철근 누락' 서울시, 지난해 10월 22일 안전점검...인지 시점 거짓말? 엉터리 점검?

박성우 2026. 5. 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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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문서에 '안전점검 계획+일정' 명시, 점검 내용에 철근개수 등 포함...서울시 해명 자료 "점검 이전 철근 배근 완료, 확인 어려웠다"

[박성우 기자]

 지난 5월 21일 서울 강남구 GTX-A 삼성역 공사현장에 안전제일 안내판이 놓여 있다.
ⓒ 연합뉴스
[기사 보강 : 29일 오후 9시 40분]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의 책임을 놓고 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철근누락을 인지하기 하루 전날인 2025년 10월 21~22일 서울시 안전점검이 진행된 사실이 문서로 확인됐다. 서울시가 당초 밝힌 것과 달리 철근 누락 사실을 이미 인지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지난 25일 서울시는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건설공사 관련 입장문을 공개했다. 서울시는 "2025년 9월부터 10월 사이 지하 5층 기둥 콘크리트 타설 시공 과정에서 설계 도면상 2열로 배치되어야 할 주철근이 1열로 시공되는 오류가 발생하였다"며 시공사 현대건설이 10월 23일에 이를 인지한 후, 11월 10일 서울시 산하기관인 도시기반시설본부(도기본)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시가 처음 철근 누락 문제를 파악한 시점은 2025년 11월 10일이 되는 셈이다.

서울시 도기본, 2025년 10월 한 달간 안전점검... 철근 관련 점검 포함
 서울시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건설공사의 2025년 10월 안전점검 추진계획 문건.
ⓒ 서울시
 서울시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건설공사의 2025년 10월 안전점검 추진계획 문건.
ⓒ 서울시
서울시 홈페이지에 공개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건설공사 2025년 10월 건설공사장 안전점검 추진계획' 문서에 따르면, 도기본은 2025년 10월 한 달 동안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1~4공구 건설공사 현장에 안전점검을 계획했다.

점검방법은 공사관리관, 외부전문가 등이 병행해 점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외부전문가·공사관리관·건설사업관리단·비상주감리·시공사가 점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주요 점검내용은 '건설공사장 중점관리 20대 기본 준수 항목 등'과 '주요 안전점검 사항'으로 분류됐다. 이중 20대 기본 준수 항목에는 '시공계획서와 시공상세도 규정대로 시행여부'도 포함되어 있다.

시공상세도란 설계도면을 기준으로 세부사항들을 상세하게 작성한 문서다. 건설기술관리법에 따라 발주청 및 시공자는 시공상세도를 작성해야 하며 이에 대한 작성지침은 지난 2010년에 행정규칙으로 발표됐다.

시공상세도 작성지침에서는 시공상세도에 작성해야 할 목록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중에는 공통사항으로 철근의 배근 전개도, 철근의 용접이음의 위치 등이 기재되어야 한다. 철근의 개수와 형상 및 길이, 중량 등이 적힌 철근재료표와 철근의 위치도 포함된다.

서울시 각 공구 공사관리관 참여... 2025년 10월 22일 철근 누락 3공구 점검
 2025년 10월 10일 작성된 도기본의 내부 문서를 확인한 결과, 도기본 안전관리과와 영동대로복합개발추진단은 10월 21일과 22일에 걸쳐 외부전문가·공사관리관과 함께 합동 안전점검에 나섰다.
ⓒ 서울시
2025년 10월 10일 작성된 도기본의 내부 문서에 따르면 서울시 도기본 안전관리과와 영동대로복합개발추진단은 10월 21일과 22일에 걸쳐 외부전문가·공사관리관과 함께 추진계획 문서대로 합동 안전점검을 진행하도록 돼 있다.

21일에는 영동대로 1~2공구 현장에서, 22일에는 이번에 철근 누락으로 문제가 된 영동대로 3공구 포함 4공구 현장에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참석자로는 서울시에서 각 공구 공사관리관이, 현장관계자로는 책임건설사업관리인과 현장소장, 안전관리자가 참여하도록 했다.

해당 문서에는 ▲공사관리관 현장 안전점검 결과 ▲외부전문가 안전점검 결과 ▲위험성평가 특별점검 결과 ▲원데이 안전점검 결과 등을 기한에 맞춰 제출하라고까지 명시되어 있다. 이후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건설공사 2025년 10월 건설공사장 안전점검 결과보고'라는 제목으로 제출됐으며 세부 내용은 현재 비공개 상태다.

해당 보고서 내용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안전점검이 정상대로 진행됐다면 서울시는 현대건설이 인지했다는 2025년 10월 23일에 이미 철근 누락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만약 서울시 설명대로 현대건설이 보고한 후인 11월 10일에 알았다면 10월 22일 이뤄진 안전점검에서 철근 누락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형식적인 점검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22일 안전점검에서 철근 누락 문제를 파악하고도 '10월 23일 현대건설 인지→11월 10일 현대건설이 서울시에 보고'라고 밝혔다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논란이 되자 거짓말을 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해당 사안의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가리기 위해서라도 지난해 10월 제출된 '안전점검 결과 보고'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서울시 해명 자료 "2025년 10월 22일 이전 철근 배근 완료, 상태 확인할 수 없었다"

<오마이뉴스> 보도 직후 서울시는 해명 자료를 통해 "지하 5층의 철근이 누락된 기둥은 2025년 10월 22일 이전에 철근 배근이 완료되고 콘크리트 타설 공사가 이미 끝난 상태였다"면서 "당시에는 기둥 철근 배근 상태를 확인할 수 없어 인지가 불가능했고, 점검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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