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장만 난무하는 양주시장 선거…“양주 미래 있나” 비판 고조

이광덕 기자 2026. 5. 29. 15:3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월 들어 여야 사법 맞고발 4건 폭주 파행
3천만 원 차용 변제 대 납부 세액 0원 설전
정책 실종 속 깜깜이 선거에 유권자 냉소
▲ 양주시장 선거판이 여야 후보 진영 간의 무차별적인 사법 고발전으로 얼룩지면서 유권자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양주1동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기표소로 들어가고 있다. /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주시장 선거판이 지역 발전의 비전 경쟁 대신 여야 후보 진영 간의 무차별적인 사법 고발전으로 얼룩지면서, 유권자들의 알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기사 : 5월26일자 온라인 ''학폭 의혹' 고발전에 'SNS 비방' 맞고발까지…사법 공방 블랙홀 빠진 양주시장 선거전'.

29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양주시장 선거는 최근 여야 후보가 서로를 향해 경찰과 선관위에 접수한 고발장만 최소 4건에 달할 정도로 사법 전면전에 돌입한 상태다.

양주 고읍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45) 씨는 "선거일을 앞두고 후보들이 어떤 공약과 비전으로 인구 50만 시대를 열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라며 "매일 뉴스에서 고발장 접수 소식만 들려오니 누구에게 투표해야 맞는지 판단이 서지 않고 투표 자체를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현장의 냉담한 여론을 전했다.

사법 공방의 발단은 지난 22일 정덕영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제기된 이른바 '40년 전 학교폭력 의혹' 기자회견이었다. 정 후보 측은 발언자 A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5일 경찰에 고발했으나, 이틀 뒤인 27일 추가 피해 주장 기자회견이 이어졌고 A씨 역시 정 후보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하며 진위 공방으로 번졌다.

이 같은 공방은 행정 및 관권선거 의혹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국민의힘 강수현 후보 측은 27일 광백IC 위치 변경과 관련해 공식 행정 절차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허위 발언을 했다며 정 후보와 한상민 시의원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앞서 26일에는 같은 내용으로 이지연 양주시의원을 고발한 바 있다.

이에 맞서 정 후보 측도 27일 강 후보를 중앙선관위에 고발하며 양주시청 청사 내 대형 현수막 게시와 시정소식지 '함께 그린 양주'의 특정 발행호 표지가 후보 개인 홍보물로 변질된 점을 들어 관권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강 후보 측은 다시 28일 정 후보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추가 고발하며 맞불을 놓았다. 지난 23일 후보자 방송토론에서 정 후보가 "전국에서 유일한 공직선거법 3번 유죄판결"이라는 팻말 문구를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양측의 논쟁은 자금 출처와 세금 납부 의혹으로도 번졌다. 정 후보 측은 강 후보의 지난 2022년 5월 현금 3000만 원 수수 의혹과 3차례의 재판 과정 속 변호사 비용 소명을 요구했고, 강 후보 측은 정 후보의 최근 5년간 납부 세액 0원 신고 사유를 압박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 강수현 후보는 인천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선거 과정에서 3000만 원의 돈을 빌린 사실이 있으나 이후 전액 상환을 완료했다"라고 해명했으나, 변호사 비용 의혹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선거판이 이처럼 과열되자 현장 출마자들 사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양주지역의 한 시의원 후보는 "선거가 왜 이렇게 난장판이 됐는지 모르겠다. 답답하다. 내가 꿈꾸는 선거판은 이런 게 아니다"라면서 "공약으로 승부하고, 정책으로 대결하는 선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지역 시민사회와 행정 전문가들은 인구 급증에 따른 교통 인프라 확충과 신도시 정주 여건 개선 등 산적한 현안이 많은 양주시의 특성상, 당선 이후 사법 리스크로 인한 시정 공백이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선거 막판까지 정책 대결은 실종된 채 사법당국의 손에 시장의 향배가 맡겨지는 파행이 거듭됨에 따라, 유권자들의 냉철한 심판과 후보자들의 책임 있는 정책 소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확산하고 있다.

/양주=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