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의혹’ 고발전에 ‘SNS 비방’ 맞고발까지…사법 공방 블랙홀 빠진 양주시장 선거전
정덕영 측 “물증 없는 조직적 음해”
27일 여야 ‘연쇄 긴급회견’ 대충돌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중반전으로 접어든 가운데, 양주시장 선거판이 미래 비전과 민생을 챙기는 정책 대결 대신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제기와 여야 간 고발전으로 얼룩지며 극심한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강수현 양주시장 후보 측은 26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지연 양주시의원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양주경찰서에 고발했다.
강 후보 측에 따르면 이 의원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수현 시장의 역경을 이겨낸 뚝심? 근데 범죄도 역경인가요? 전국에서 유일한 공직선거법 3연속 유죄, 뚝심이 아니라 욕심입니다"라는 비판 글을 게시했다. 강 후보 측은 '전국에서 유일한 공직선거법 3연속 유죄'라는 표현이 사실관계를 악의적으로 단정한 허위 표현에 해당한다고 보고 사법기관의 판단을 받기로 했다.
강 후보 측은 "'전국에서 유일한'이라는 문구는 단순한 정치적 수사나 의견 개진이 아니라 유권자에게 특정 사실을 확정적으로 전달하는 표현"이라며 "선거를 앞둔 예민한 시점에서 근거 없는 단정적 표현은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을 직접적으로 방해하고 왜곡할 수 있다"고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강 후보 측은 "법원은 일부 사건에 대해 범행 시점과 지방선거 사이의 시간적 차이,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이 적었다는 점 등을 참작해 시장직 유지형을 내린 바 있다"며 "이러한 맥락을 전면 지운 채 '범죄', '전국 유일'이라는 단어만 앞세워 유권자에게 편향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정덕영 양주시장 후보 측 역시 최근 불거진 '학교폭력 의혹'을 명백한 선거범죄로 규정하고 총공세에 나섰다. 정 후보 측은 지난 22일 의혹을 폭로한 유권자 A씨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및 후보자비방죄 위반 혐의로 양주경찰서에 고발했다.
정 후보 측은 이번 의혹이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허위 주장임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 후보 측은 ▲약 40년 전 사안으로 형사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돼 객관적 진위 판단이 불가능하다는 점 ▲진단서, 학적부, 동행자 진술 등 물적 증거가 전무하다는 점 ▲가해자가 살해 협박을 하면서 동시에 자기 이름을 알려주었다는 진술의 상식적 오류 ▲가해자 인원수가 매체 보도별로 4명에서 6명까지 엇갈린다는 점을 들어 의혹의 모순성을 지적했다.
또한 정 후보 측은 "폭로자가 기자회견에서 '정덕영이 시장에 출마한다는 소식에 화가 났다'고 언급한 것 자체가 공직선거법상 핵심 요건인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을 스스로 자백한 것"이라며 "이번 사안은 조직적·계획적으로 기획된 야만적인 선거 개입인 만큼 배후 세력에 대한 사법기관의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최소한의 사실 검증 없이 일방의 주장을 보도한 매체들에 대해서도 단계적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여야의 사법 공방과 폭로전은 27일 그 정점을 찍을 기세다. 더불어민주당 정덕영 후보가 27일 오전 10시 상대 진영인 강수현 후보를 겨냥한 중대 사안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강수현 후보 선거사무소의 김민호 대변인 역시 같은 날 오후 6시 30분 상대 진영을 정조준한 '학교폭력 관련 2차 기자회견'을 예고하면서, 양주시장 선거판은 하루 동안 여야 주자가 번갈아 폭로성 기자회견을 주고받는 사상 초유의 난타전 소용돌이로 빠져들게 됐다.
선거 막판 정책 검증은 실종된 채 여야 가릴 것 없는 고발 릴레이와 비방전만 난무하자 지역 유권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시민 B씨는 "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정책은 사라지고 상대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한 법적 공방과 폭로전만 남는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중앙 정치의 정쟁을 그대로 답습하는 혼탁 선거의 피해는 결국 오롯이 양주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주=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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