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힘 인정하고도 '주의·경고'... 수산과학원, 징계 현황 보니 '솜방망이'

심규상 2026. 5. 2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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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관련 신고 총 11건... 수산과학원 관계자 "외부위원들이 객관적으로 판단해 처분" 해명

[심규상 대전충청 기자]

 해양수산부가 진보당 전종덕 국회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국립수산과학원의 직장 내 괴롭힘·성비위 신고 현황’ 자료
ⓒ 전종덕 국회의원실
최근 기간제 연구원 사망 사건으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진 국립수산과학원(부산시 장기면)이 지난 5년간 괴롭힘 사건에 대해 줄곧 '솜방망이' 처분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됨에도 면죄부를 주는 수준의 징계가 반복되면서 결국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해양수산부가 진보당 전종덕 국회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국립수산과학원의 직장 내 괴롭힘·성비위 신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5월까지 수산과학원 내부에서 접수된 관련 신고는 총 11건에 달한다.

자료에 따르면 이중 괴롭힘, 폭언과 폭행은 8건이다. 특히 2024년 이후 직장 내 괴롭힘과 폭언 신고가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괴롭힘 사실이 인정된 사례들에 대한 처분 결과를 살펴보면, 수산과학원의 안일한 인식 수준이 드러난다.

괴롭힘과 폭언이 인정된 2024년과 2025년 사례들에 대해 수산과학원은 '합의·사과'로 조정하거나, '주의', '경고' 등 낮은 징계를 내리는 데 그쳤다. 지난 2024년 발생한 폭행 사건도 '감봉' 처분에 머물렀다. 올해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폭언 사건 역시 '합의 사과'와 '경징계'로 마무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폭언 사건 역시 '합의 사과'와 '경징계'

성비위 관련 사건의 경우 최근 5년간 모두 4건의 신고가 들어왔는데, 2022년 성비위가 인정됐지만 '불문경고' 처분했다. 2023년에는 '해임' 처분이 내려졌다. 2025년과 2026년 신고된 성비위 건은 모두 인정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내부관계자는 최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상당수 계약직들의 꿈은 여기서 버텨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공무직)이 되는 것"이라며 "때문에 적게는 3년에서 많게는 10년까지 '열정 페이'를 감내하며 온갖 갑질을 참고 버틴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폭언과 모욕, 무시는 일상이고 심한 경우 상급자의 출장 가방을 대신 들고 다니는 이른바 '가방모찌'나 '개인비서' 수준의 사적 심부름까지 도맡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폭언이나 모욕 등은 신고했다가 입을 불이익이 너무 크고 간부가 연루되면 조직 차원에서 덮어버리기 때문에 대부분 참거나 조용히 사직하는 길을 택한다"고 전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조사와 징계를 외부위원들이 하는데 외부위원들이 사안에 따라 판단해 관여할 수 없다"라며 "외부위원들이 객관적으로 판단해 처분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15일, 수산과학원 내부 기관인 충남 금산 중앙내수면연구소에서 근무하던 30대 박사과정 연구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 측은 고인이 유서를 통해 직장 상사들로부터 상습적인 폭행과 갑질에 시달렸으며, 기관 측의 미흡한 보호 조치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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