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내년 국방예산법 초안에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조항 강화

미국 연방 하원이 2027 회계연도 국방예산법안 초안에서 주한미군 규모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래적 동맹관과 함께 해외 주둔 미군의 감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미 의회 차원의 견제 장치를 강화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미 공화당 소속 마이크 로저스 하원 군사위원장(앨라배마)이 최근 발의한 2027 회계연도(2026년 10월~2027년 9월) 국방수권법안 초안에는 기존 주한미군 감축 제한 조항을 2027 회계연도까지 연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는 주한미군을 2만8500명 미만으로 감축하는 데 이 법에 따라 승인된 예산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는데, 이 규정을 2027 회계연도에도 적용하겠다는 내용이 초안에 포함된 것이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 초안에서는 예산 사용 제한 범위도 넓어졌다. 현행 국방수권법안은 이 법에 의해 승인된 예산만 쓰지 못하게 했는데, 새 법안 초안은 2026, 2027 회계연도에 적용되는 다른 법률에 따라 배정된 예산까지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방수권법뿐 아니라 다른 법률에 따라 책정된 자금도 주한미군을 2만8500명 미만으로 감축하는 데 쓸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다만 현행 국방수권법상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고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과 협의했음을 의회에 입증하면 60일 뒤 예산 사용 금지가 해제되는 단서 조항이 있는데, 이 역시 2027 회계연도 초안에 연장 적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완벽한 봉쇄라기보다 대통령의 독단적 결정을 지연시키면서 견제하는 법적 제어 장치 성격이 강하다.
이번 국방수권법 초안에는 유럽에 주둔하는 미군의 감축 및 재배치와 관련해서도 대통령의 일방적인 결정을 견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란 전쟁 과정에서 군사 지원 요청에 동맹국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강한 불만을 표한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 등 유럽 주둔 미군 감축을 시사해 동맹국의 우려가 커진 상태다.
국방수권법안은 매년 국방부의 예산 지출과 정책을 승인하는 연례 법안으로, 하원과 상원 통과 후 양원 조정 과정을 거친 단일 최종안을 재표결하며 대통령 서명을 거쳐 발효된다. 하원안이 확정되더라도 상원과의 조율 과정에서 문안이 수정될 수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 관련 문구도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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