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런던 라이벌 아스널과 토트넘… 둘의 운명은 왜 엇갈렸나

영국 북런던 지역 연고팀인 아스널과 토트넘 홋스퍼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대표적 라이벌이다. 1913년 아스널이 토트넘의 텃밭인 북런던 하이버리로 연고지를 옮긴 이후 100년 넘도록 대립을 이어왔다. 이번 시즌( 2025~26) 두 차례의 두 팀간 맞대결인 북런던 더비는 오랜 라이벌의 시즌 최종 성적에 대한 예언 같았다. EPL 우승팀 아스널과 잔류팀 중 최하위인 토트넘의 격차는 두 번의 맞대결부터 벌어져 있었다.

아스널은 지난해 11월 홈구장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첫 맞대결에서 토트넘을 4-1로 대파했다. 올해 2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턴매치에서도 아스널은 에베레치 에제와 빅토르 요케레스의 멀티골 활약으로 또 다시 4-1로 승리했다. 홈과 원정 할 것 없이 토트넘을 초토화 한 아스널의 공격은 시즌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반면 라이벌에게 2-8(합산)로 무기력하게 무너진 토트넘의 수비는 시즌 막판까지 강등을 걱정하게 만든 주범이었다.

이번 시즌 막판 두 팀의 희비는 극명하게 갈렸다.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했던 아스널은 지난 25일(한국시간) 시즌 최종전에서 크리스털 팰리스를 2-1로 꺾었다. 시즌 최종 성적 26승 7무 5패(승점 85)의 아스널은 최근 세 시즌 연속으로 맨체스터 시티에 밀려 준우승했던 아쉬움을 완전히 털어냈다. 아스널이 EP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건 아르센 벵거 전 감독 시절인 2003~04시즌 이후 정확히 22년 만이다. 당시 아스널은 무패 우승(26승 12무)을 달성했다. 이번 시즌 미켈 아르테타 감독 체제의 아스널은 최소 실점을 기록한 탄탄한 수비와 공격진의 높은 집중력으로 우승했다.

EPL 정상에 선 아스널은 오는 31일 파리생제르맹(PSG)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맞대결한다. PSG를 꺾고 우승한다면 구단 역사상 첫 빅이어(UCL 우승트로피) 획득과 함께 시즌 2관왕에 오른다.

반면 북런던 더비 연속 참패를 비롯해 시즌 내내 흔들렸던 토트넘은 시즌 최종전 승리로 웃었지만 축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토트넘은 EPL 시즌 최종전에서 주앙 팔리냐의 결승골에 힘입어 에버턴을 1-0으로 힘겹게 물리쳤다. 강등 위기에 몰렸던 토트넘은 시즌 최종 성적 10승 11무 17패(승점 41)로 잔류 마지노선인 17위가 됐다. 같은 날 리즈 유나이티드를 3-0으로 꺾으며 잔류 경쟁을 펼쳤던 18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승점 39)를 승점 2점 차로 제쳤다. 더구나 토트넘은 지난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 17위에 그쳤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의 구심점인 핵심 공격수 손흥민(LAFC)를 떠나보냈다. 게다가 부상선수가 속출하면서 공수 양면에서 균형을 잃었고 팀워크가 흔들렸다. 성적 부진에 대한 구단 수뇌부의 조급한 대처도 화를 키웠다. 직전 시즌(2024~25) 팀을 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이끈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시즌 직후 경질한 토트넘은 토마스 프랭크 감독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전술적 한계를 드러내자 또다시 새 감독을 찾았다. 이고르 투도르를 거쳐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까지 한 시즌에 사령관을 두 차례나 교체하는 무리수를 뒀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토트넘이 선수단 구성부터 구단 운영 방식까지 대대적으로 체질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다음 시즌(2026~27)에도 중하위권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혜수 스포츠선임기자
장혜수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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