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원전 수출 외치지만…“원전 미래 못 믿겠다” 커지는 인재 공백

김재민 2026. 5. 2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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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울 원전 1·2호기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정부가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을 축으로 한 에너지 믹스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신규 원전 및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증설, 수출 창구 확대 등 원전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지만, 결국 생태계 회복을 위해선 탈원전 시기 붕괴된 인적 인프라를 되살리는 것이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산업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6개 대학(원) 원자력전공 신입생은 총 654명으로 전년(2024년 709명) 대비 7.8% 감소했으며, 원자력전공 졸업생은 총 568명으로 전년(576명) 대비 1.4% 감소했다.

원자력전공 재학생의 경우 지난해 총 2071명으로 전년(2156명) 대비 3.9% 감소했는데, 약 10년 전인 2017년(2777명)에서 꾸준히 하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2010년대 이후 탈원전과 원전 재개를 거듭하면서 생긴 후유증이다. 정권 변화에 따라 원전산업의 성장·정체 흐름이 단기간에 뒤집어져 산업을 이끌 미래 인력들이 불안정함을 느낀 데 따른 결과물이라는 설명이다.

강창호 한수원노조 위원장은 “자유 진영을 기준으로 기술력은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일 정도로 과거엔 인력 양성에 대한 시스템이 잘 작동을 했으나 현재는 학부 단위서부터 원자력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이 많이 줄었다”며 “우리가 원전 수출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결국 인력이 없으면 내부(국내)에서부터 와해되고 수출은커녕 국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원전감독법(원전비리 방지를 위한 원자력발전사업자등의 관리·감독에 관한 법률) 내 과도한 규제 역시 인적 인프라 확장을 저해하는 요소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원전감독법은 2013년 당시 정부의 ‘원전비리 수사단’ 가동을 통해 품질보증서류 위조혐의 등 원전 관계자 60명이 구속된 사태를 계기로 마련돼 2015년부터 시행됐다.

안전에 민감한 원전산업 특성상 종사자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됐지만, 재산등록, 취업제한, 영리업무금지, 가중처벌 등 독소조항이 시행 11년이 지난 현재도 산업 전체를 발목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권혁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교수는 지난 3월 열린 ‘원전감독법 이행 경과 진단을 통한 개선 국회토론회’에서 “원전비리 방지 등 입법 목적 자체는 부정할 수 없으나, 수력·건설 등 타 공공산업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비리가 왜 유독 원전 종사자에게만 별도의 특별형법적 규율 대상으로 적용되는지 입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재산등록, 취업제한 등 규제 역시 적용 대상을 정교하고 선별적으로 한정하고, 별도의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강창호 위원장은 “과거 원전비리 문제는 구매·품질 프로세스 개선과 제도 정비를 통해 상당 부분 바로잡혔다”며 “한수원 역시 청렴도와 내부통제 측면에서 많은 개선을 이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과거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과잉 규제가 지금까지 유지돼 향후 이러한 인력 문제가 더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 역시 원전산업 수출의 근거가 될 ‘원전수출진흥법(가칭)’ 마련을 통해 시장개척·금융지원·전문인력 양성 등 생태계 지원 방안을 늘린다는 방침이지만, 탄소중립 수단으로 원전을 택한 국가들의 지원 규모와 속도가 워낙 가팔라 더욱 속도를 내야 할 전망이다.

실제로 베트남 정부는 미래 원전을 운영할 최고 수준의 전문가 집단 구축을 위해 원전 교수진, 대학(원)생, 연구직·관리직 등 분야 전반을 대상으로 한 특별우대 정책 관련 시행령을 최근 제정·발표했다.

졸업 후 원전 종사를 약속한 학생 대상 학비·기숙사비 면제, 기본급의 2배에 달하는 생활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골자다. 대학원생·연구원은 각각 기본급의 3.5배, 5배에 달하는 생활보조금이 지급된다. 이밖에 원전 해외 유학 지원, 교수진 대상 연구지원금 대폭 확대 등 정부 차원에선 전례 없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시행령은 오는 7월7일부터 공식 발효된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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