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10명 중 3명 “사전투표”…이대로면 지방선거 최고 기록

여성국, 강보현 2026. 5. 29.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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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기간’(선거일 6일 전)을 앞두고 실시한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유권자 10명 중 3명가량이 사전투표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지방선거 사전투표율(20.62%)을10%p 안팎으로 웃도는 수치로, 역대 지선 최고치를 넘어 22대 총선 사전투표율(31.28%)을 넘어설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중앙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26~27일 실시한 조사에서 투표 시기를 묻는 질문에 사전투표를 선택한 비율은 서울 37%, 부산 33%, 대구 28%였다. 여전히 전 지역 응답자 과반 이상(서울 51%, 부산 56%, 대구 64%)이 6월 3일 투표하겠다고 답했지만, 도심 지역일수록 적극적으로 사전투표에 참여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평택을에서는 응답자의 39%가, 부산북갑에서는 32%가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 전 지역을 통틀어 40~50대와 민주당 지지층의 사전투표 참여 의사가 다른 연령 및 정당 지지층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았다.

사전투표 제도가 전국 단위 선거에 도입된 건 2014년부터다. 제도 시행 초기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민주 진영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36.93%)을 기록한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이런 통념이 무의미해졌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는 양당이 모두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자신들에게 유리한 선거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8일 김어준씨 유튜브 방송에서 “무슨 돌발 상황이 생길지 모르는 만큼 투표하자”며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든 국민이 나와서 투표하자. 사전투표를 꼭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지층 일각의 사전투표 불신을 불식하기 위해 ‘안심하고 3일 투표’ 등의 홍보물을 제작·배포하고 있다. 20~30대 젊은층의 보수 지지세가 커지고 있다는 판단하에, 이전보다 한층 적극적으로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기류도 당내에 있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투표율이 높으면 무조건 (국민의힘이) 유리하다”며 “사전투표에 대해선 걱정하시는 일이 없도록 전 과정을 꼼꼼히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왼쪽 사진)·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각각 전남 광양 옥곡5일장과 인천 옥련시장을 찾아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깜깜이 기간 격전지 승패를 좌우할 변수로 꼽히는 부동층의 움직임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지난 중앙일보 조사(17~19일 실시) 때와 비교해 ‘지지 후보가 없다’거나 ‘모름·무응답’을 선택한 응답자 규모가 일부 지역에서 줄어드는 듯했지만, 오차범위 안에서 오히려 증가한 지역들도 있었다. 서울에서는 부동층이 17%에서 18%로 소폭 커졌고, 대구(20%→16%)와 부산(20%→18%) 등 영남권에서는 막판 진영 결집 영향으로 감소하는 양상이었다.

1차 조사 때와 비교해 부동층 내 ‘지지하는 정당’ 응답이 어떻게 변했나 살펴보면, 서울에서는 민주당 지지(21%→16%)가 감소하고 국민의힘 지지(10%→12%)와 무당층(52%→58%)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부산의 부동층 사이에서는 민주당 지지가 상승(14%→19%)했고 국민의힘(19%)및 무당층(47%)은 변화가 없었다. 대구에서는 부동층이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였는데, 민주당 지지 비율이 10%포인트 급증(6%→16%)한 반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4%포인트 줄었다(35%→21%). 직전 조사의 부동층 일부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지지로 마음을 굳히면서, 부동층 내 민주당 지지세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목할 점은 부동층의 투표 의지가 높아졌다는 대목이다. 이번 조사에서 부동층 10명 중 8명가량이 실제 투표를 하겠다고 응답했다. 사전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은 표심이 실제 투표장에서 승패를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은 부동층의 45%가 ‘반드시 투표하겠다’를, 33%가 ‘가능하면 투표하겠다’를 택해 응답자의 88%가 투표 의사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보다 9%포인트 커진 수치다. 대구에선 지난번보다 5%포인트 큰 78%가 투표 의향을 밝혔고, 부산에서는 지난번(78%)보다 2%포인트 작은 76%가 투표하겠다고 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현재 부동층은 후보들의 논란을 지켜보며 응답을 유보하는 ‘고관여층’일 가능성이 크다”며 “의혹이 임계치를 넘어 옹호 불가 수준에 도달하면 여론조사는 회피하되 투표장에는 나가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진영 결집이 한계에 직면한 만큼, 유권자의 개인적 실리나 지역 프레임을 파고들어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쪽이 최종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사전투표율을 포함한 최종 투표율이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생겨나고 있다. 중앙선관위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28일 발표한 유권자 의식 조사(24~25일, 1507명 대상)에서 ‘반드시 투표’ 응답은 78.1%로, 1995년 지선 직전(79.3%)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막판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마음을 정하는 유권자가 많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민주당과 진보당은 울산시장 후보를 김상욱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했다.

■ ☞여론조사 어떻게 진행했나

「 이번 조사는 중앙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5월 26일~27일 만 18세 이상 남녀 서울 802명, 부산 800명, 대구 802명, 부산 북갑 500명, 경기 평택을 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가상번호) 면접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서울 10.9%, 부산 19.9%, 대구 12.6%, 북갑 19.5%, 평택을 15.9%이며 올해 4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표본오차는 서울·부산·대구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5%포인트, 북갑·평택을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여성국·강보현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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