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연 코믹 연기 통했다… 드라마 ‘멋진 신세계’ 인기몰이

권남영 2026. 5. 29.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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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방송·문화]
조선시대 악녀의 21세기 적응기
시청률 두 자릿수… 화제성도 1위
외신 “K드라마 시장서 두각” 호평

“강산이 이리 변하였는데 부엌데기를 자처하겠다? 허난설헌, 신사임당 같은 어르신들이 들으면 무덤에서 통곡을 하고 일어날 것이다!”


이토록 호쾌한 여성 캐릭터라니. SBS 금토드라마 ‘멋진 신세계’(사진)의 주인공 신서리(임지연)는 현모양처가 꿈이라는 톱스타 윤지효(이세희)에게 이렇게 호통친다. 신서리의 본체는 사실 조선시대 여인 강단심. 낡은 유교 사상에 반기를 들며 새로운 세상에 당차게 적응하는 ‘걸크러시’ 캐릭터가 시청자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타임슬립(시간여행) 소재의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멋진 신세계’가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인기몰이 중이다. 대본·연출·연기 삼박자가 훌륭히 어우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8일 1회 4.1%(닐슨코리아·전국 기준)로 출발한 시청률은 23일 6회 10.3%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펀덱스의 5월 3주차 화제성 순위에선 TV-OTT 부문 통합 1위를 차지했다.


‘멋진 신세계’는 조선시대에 악녀로 불린 희빈 강단심(임지연)이 21세기 대한민국으로 넘어와 ‘별천지’ 신세계에 적응해 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강단심은 장희빈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천출에서 빈의 자리까지 오른 강단심은 사약을 받고 죽음을 맞이하는데, 그 순간 3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현대의 무명 배우 신서리의 몸으로 깨어난다.

임지연표 코믹 연기가 작품에 유쾌함을 불어넣는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1인 2역인데다 자칫 과장돼 보일 수도 있는 캐릭터를 임지연이 능청스럽게 소화해 낸다. 사극 톤의 옛날 말씨를 쓰면서 현대의 낯선 환경을 경험하는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게 그려진다. 불의한 상황에 참지 않고 할 말을 다 하며 덩치 큰 깡패들을 흠씬 때려눕히는 모습까지 매력적이다.


연출을 맡은 한태섭 PD는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이 드라마의 경쟁력은 임지연”이라고 단언했다. 임지연은 신서리에 대해 “기존 어떤 드라마에서도 본 적 없는 여성 캐릭터”라며 애정을 표했다. 그는 “이 작품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능력치를 다 뽑아냈다”면서 “솔직히 자신 있다”고 말했다.

신서리가 갑질 재벌로 악명을 떨치던 차세계(허남준)와 얽히며 펼치는 혐관(혐오 관계) 로맨스는 웃음과 설렘을 자극한다. 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차세계가 신서리 앞에선 속절없이 휘둘리며 서툰 사랑을 느낀다. 허남준은 완벽해 보이지만 허술한 인물의 반전 매력을 십분 표현해 낸다. “내가 너한테 가 보기로 했다고. 어때? 영광이지?” 손발이 오그라드는 자아도취 대사까지 능청스럽게 살리는 연기력이 극을 탄탄히 받친다.

‘멋진 신세계’는 넷플릭스로도 공개돼 첫 주 비영어 쇼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판타지 설정을 코미디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치열한 K드라마 시장에서 탄탄한 연출력으로 두각을 드러낸다”며 “신서리를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로 만든 임지연과 익숙한 듯 매력적인 차세계를 근사하게 그려낸 허남준의 매력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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