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에 존재감 희미”…‘묻지마 급등’ 선거 테마주 굴욕

박유미 2026. 5. 2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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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지만 증시에서 정치 테마주의 존재감이 희미하다. 과거 선거철마다 반복되던 ‘묻지마 급등’ 대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형주로 자금이 몰리면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정치 테마주의 수익률은 부진하다. 서울시장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 관련주로 거론된 에스제이그룹은 연초 대비 61% 하락했다. 정 후보가 성동구청장 출신이라는 점과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운영 사업이 연결되며 테마주로 묶였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관련주로 분류된 진양산업(-25%)과 누리플랜(-45%)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진양산업은 지주사(KPX홀딩스) 부회장이 오 후보와 고려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누리플랜은 도시재생 정책 기대감과 맞물려 테마주로 거론됐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격전지로 분류되는 부산 북갑 하정우 민주당 후보 관련 오브젠(-43%)·비큐AI(-51%), 무소속 한동훈 후보 관련 덕성우(-17%)도 약세다. 오브젠은 네이버클라우드가 주요 주주라는 점에서 네이버 출신의 하 후보와 연결됐고, 덕성우는 한 후보와 경영진이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관련주로 묶였다.

정치 테마주 흐름이 과거 대선과 달리 차분한 배경에는 단기적 급등과 손실이 반복된 ‘학습효과’와 이를 압도하는 AI 반도체 사이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이 정치 테마주를 핵심 불공정거래 단속 대상으로 삼고 감독 수위를 끌어올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정치 테마주는 종친회·동문·사외이사 이력 등 기업 가치와 무관한 연결고리만으로 급등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기관 참여가 적은 코스닥 소형주여서 변동성이 큰 편이다. 공식 후보 선출 직후 급등했다가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급락하는 흐름이 반복돼왔다. 금감원이 지난해 대선 당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정치 테마주 60개 종목 중 72%가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AI 반도체 사이클이 시장 전체를 압도하면서 수익 기회를 좇는 자금이 반도체 대형주로 이동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신고가 흐름을 이어가고, 등락률이 2배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까지 등장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 테마주는 결국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으로 움직이는 시장인데, 지금은 그 관심 자체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옮겨 갔다”며 “테마주를 압도하는 변동성과 수익의 기회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과거 선거 시즌마다 정치 테마주 흐름을 짚던 시장의 관심도 약해졌다. 증권가는 ‘인맥주’보다 공약 기반 산업 수혜 분석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최근 김승준 하나증권의 연구원은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약으로 보는 투자기회’ 보고서에서 “건설 분야는 균형발전·지역경제·신산업·주거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공통적인 부분은 지역성장과 지방 이전이 있었고, 여야의 가장 큰 차이는 전력 공급 방식(재생에너지와 원전)”이라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수혜주로 지방 건설사와 에너지 관련 건설주, 주택주를 꼽았다. 기업의 지방 이전과 산업단지 조성 확대가 지방 건설사의 수주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해상풍력·에너지 고속도로·소형모듈원전(SMR) 등 에너지 정책 변화 역시 관련 건설사들의 중장기 수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택 공급 증가도 주택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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