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핵잠 ‘혈관’ 계통, 두산은 핵쇄빙선 ‘심장’ 원자로 만든다

배창학 2026. 5. 2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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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핵잠 동력 변환 계통 연구개발
개념·기본설계 이어 핵심 장치 용역 수행
두산에너빌리티, 선박용 원자로 연구개발
쇄빙선 시범 적용...향후 핵잠으로 확장

[한국경제TV 배창학 기자]


한화오션과 두산에너빌리티가 각각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의 동력 변환 계통과 핵추진 쇄빙선에 우선 적용될 선박용 원자로 기술을 연구 개발 중이다.

정부가 30년 넘게 비닉으로 추진한 핵추진 잠수함 사업을 공식화하면서 물밑에서 작업하던 프로젝트들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용역을 받아 극비리에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취재 결과 한화오션은 ADD와 핵추진 잠수함 개념설계와 기본설계에 이어 전용 동력 변환 계통 관련 용역 계약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1,500억 원대로 확인됐다.

한화오션이 플랫폼인 선체 설계를 넘어 핵추진 잠수함의 핵심 장치인 동력 변환 계통도 연구 개발하면서 전문가들은 주도권을 잡게 됐다고 분석한다.

핵추진 잠수함에서 원자로가 핵 분열로 열 에너지를 생산하는 ‘심장’이라면, 동력 변환 계통은 전력 에너지로 바꿔 함 곳곳에 보내는 혈관이다.

기존 잠수함은 납축전지, 엔진과 모터 중심으로 추진 체계가 구축된 반면 핵추진 잠수함은 원자로가 중심으로 안전성 확보와 고도의 기술력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핵추진 잠수함의 동력 변환 계통은 단순한 장치를 넘어 승조원의 생존과 잠수함의 추진력에 직결되는 핵심적인 장치다.


핵추진 잠수함의 심장인 원자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축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등 우리나라 대표 원전 기업들이 연구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핵추진 잠수함은 핵 연료인 우라늄 농축도나 물량 등에 관한 한국과 미국 간 협의 중이라 상선용으로 우선 연구 개발하고 있다.

상선 중에서는 쇄빙선에 원자로 기술을 시범 적용할 예정이다. 쇄빙선이 대상이 된 건 미국이 북극 항로 개척에 한창이라서다.

북극 항로는 수에즈 운하 항로보다 각 대륙을 짧게 연결해 전 세계가 항로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지역 특성에 따른 극한의 기후와 두꺼운 얼음 지형 등이 변수다.

이에 혹한 속에서 얼음을 깰 수 있는 쇄빙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실제로 미국도 한국에 쇄빙선 협업 방안을 논의하자고 요청한 상태다.

디젤이나 전기 같은 기존 추진 체계를 원자로가 대신하게 되면 연료 보급 없이 수년씩 운항할 수 있게 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쇄빙선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하는 것은 핵추진 잠수함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라며 ”선박용 원자로 기술과 경험, 노하우를 축적해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개발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경북 경주 감포 일원에 건설한 문무대왕과학연구소에서 진행된다. 해상이 아닌 육상 시설에서 진행되는데 사건, 사고 발생 시 수습이 용이하고 핵 연료 관리 부담도 덜해서다.

한화오션과 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하는 프로젝트 모두 기존 과정과 다르게 시행됐다.

군 당국은 본래 공개적으로 경쟁 입찰을 공모하는데 핵추진 잠수함의 경우 극비였던 만큼 비공개로 특정 회사만을 대상으로 공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자를 숨기기 위해 군 당국이 ADD에 용역을 줬고 ADD가 비밀리에 관련 업체들에게 재용역을 주는 식이었다.


하지만 한미가 지난해 핵추진 잠수함 도입 협의를 하고 지난 26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가한 가운데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달라졌다.

안규백 국방장관은 자리에서 핵추진 잠수함 사업을 ‘장보고 N 사업’으로 명명하고 국내 연구 개발과 건조 원칙, 20% 미만 저농축 우라늄 사용안을 발표했다. 목표는 2030년대 중반 1번함 진수와 2030년대 후반 전력화하는 것이다.

정부가 사업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후속 용역들은 공개 경쟁 입찰이 된다.

계통이나 원자로의 경우 경쟁 구도가 아니라 공개로 전환되어도 사업자가 변경되는게 사실상 불가하지만 선체 설계와 건조의 경우 다르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한화오션이 개념과 기본설계를 맡은 만큼 이어지는 상세설계와 초도함, 후속함 건조도 수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지만 HD현대중공업 등 다른 조선사가 수주할 길도 열린 상태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이 해외에서처럼 핵추진 잠수함에 한해서 국내에서도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사업비만 20조 원에 달하는 만큼 단일 조선사가 모든 일감을 확보하는 것보다 원팀을 꾸려 일감을 배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주장에서다.

배창학기자 baechangha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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