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초기업노조 “DX·DS 교섭 분리…6월 재신임 투표 진행하겠다”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이 부문별로 집행부를 꾸리는 ‘투트랙 교섭 체계’로 조직을 재편한다. 극명하게 갈린 반도체(DS)와 완제품(DX) 부문의 실적 상황을 반영해, 각 사업부 특성에 최적화된 맞춤형 요구를 관철해 나가겠단 구상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28일 사내 공지를 통해 ‘향후 교섭 및 조합 운영 방향’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80%의 찬성으로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에) 힘을 실어주신 조합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도 “표로 나타나지 않는 아쉬움과 실망감, 부족한 점에 대해 깊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노조는 향후 쇄신책의 일환으로 기존 5명이었던 통합 집행부를 DS 전담 5명, DX 전담 3명으로 확대 재편해 운영하기로 했다. 특히 DS 부문에 대해서는 “적자 사업부인 시스템LSI·파운드리의 경영 현황을 파악하고, 회사가 흑자 전환 비전을 제시하도록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 교섭에서 미처 챙기지 못했던 CSS(DS 소속 화합물 반도체 사업팀) 조합원과도 직접 만나 사업 지속 여부 및 처우 개선을 사측에 촉구할 계획이다.
DX 부문에선 현재 DX 출신인 이송이 부위원장 외에 전담 집행부 2인을 새로 선임해 완제품 부문 조합원들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든다. 나아가 타 노조 역시 교섭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갈등을 완화하고 근로조건을 대폭 향상시키겠다는 구체적인 복안을 제시했다.
최 위원장은 그간 교섭 과정에서 불거진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 공식 사과했다. 그는 “‘파운드리 이직을 돕겠다’, ‘DX 못 해 먹겠다’는 등 조합을 대표하는 위원장으로서 부적절하고 경솔한 발언을 한 점 조합원분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는 임금 교섭 과정에서 불만이 극에 달한 DX 부문 조합원을 끌어안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실제 노조 지도부의 실언 논란과 사업부 간 이견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초기업노조 내부에서는 이탈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때 7만6000여명을 기록했던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6만8464명을 기록하며 7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안정적인 과반 노조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체 임직원의 절반 수준인 6만4500여명 선을 지켜야 한다.
노조 지도부는 조직 이탈을 막고 내부 통제력을 회복하기 위해 ‘재신임 투표’ 카드도 꺼냈다. 최 위원장은 “말뿐인 사과에 그치지 않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겠다”며 오는 6월 17일 ‘위원장 재신임 총회’를 열겠다고 했다. 임금협약 타결로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조합원의 신뢰를 회복하지 않고는 내년도 교섭은 물론 장기적인 노조 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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