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나이 50세, 당황스러울 만큼 큰 변화의 시간

조이혜연 2026. 5. 2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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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노동+건강 ON] 슬기로운 갱년기 생활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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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혜연]

작은 개인 의원을 운영한 지도 어느덧 4년 차에 접어들었다. 최근에 환자 번호가 드디어 10,000번을 돌파했는데, 그동안 가장 자주 만난 분들은 아무래도 2~3달마다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갱년기 환자들이 아닐까 싶다. 바쁘고 여유가 없을 때는 기계적으로 처방전만 반복해서 드리기도 하지만, 최대한 다른 불편한 점은 없는지까지 살피려고 노력한다. 갱년기를 지나는 분들에게, 그런 짝꿍이나 동료를 둔 분들에게 진료실에서 길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지면을 빌려 풀어보고자 한다.

안녕, 50! 비슷하지만 다양한 갱년기

여성의 나이 오십 세는 당황스러울 만큼 큰 변화를 겪는 시기다.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접어드는 평균 3~4년의 폐경 이행기에 여성의 난소는 기능이 감소하여 폐경을 맞이하게 된다. 이 시기에 여러 신체적 변화가 증상으로 나타나 일상생활을 힘들게 할 수 있는데 폐경의 증상은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문화적, 인종적 차이에 의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얼굴이 화끈거리고 붉어지는 열성 홍조, 갑작스러운 열감이나 발한, 두근거림 등의 혈관운동 증상을 들 수 있다. 혈관운동 증상은 중추신경계에서 에스트로겐 저하와 관련되어 발생하는데 흡연, 자궁절제, 불안 및 우울 증상, 낮은 사회경제적 위치, 신체활동 감소와 관련성이 높다고 하며, 체지방이 증가할수록 혈관운동 증상을 많이 호소한다고 보고되었다.

폐경기에 일어나는 에스트로겐 농도의 감소는 생식기, 질, 하부요로(요도 및 방광) 등의 위축성 변화를 일으켜 외음부 및 질 건조증, 성교통 등의 생식기 증상과 절박뇨와 배뇨통 등의 비뇨 증상을 유발한다. 또한 이 시기를 지나면서 골반기저근도 약해지기 때문에 요실금과 반복적인 요로감염(방광염)이 발생할 수 있다.

폐경 이행기 또는 폐경 초기에는 우울증의 발생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이전에 우울증의 병력이 있는 경우는 폐경 이행기에 재발 위험이 크다. 폐경 이행기 호르몬의 변화는 기분 변화와 우울감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신체적인 변화가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갱년기의 중요한 신체적 변화 중 하나는 골다공증인데 골밀도의 감소는 에스트로겐 농도의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08~2011년 시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50대 이상 연령대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남성 7.5%, 여성 37.3%로 여성이 남성보다 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호르몬의 감소가 점진적인 데 비하여 여성의 호르몬 수치는 폐경 이후 급격하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신체적 변화는 최근 몇 년간 소위 '핫한' 주제인 근감소증이다. 근감소증은 노화에 따라 발생하는 근육량 저하를 동반한 근력 또는 신체기능의 저하를 뜻한다. 여성의 경우 폐경 전후로 급격한 근육량 감소 및 근력 저하가 진행되는데, 이 역시도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의 감소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근감소증은 폐경 여성에서 기능 장애, 신체장애 및 그로 인한 삶의 질 저하와 의료비 증가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50세 이후, 제2의 삶을 위하여

우리 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기대 수명의 증가에 따라 여성의 삶에서 폐경 이후가 차지하는 시간은 점점 길어지고 있고 이 시기의 건강 관리는 개인의 삶의 질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적극적으로 호르몬치료를 고려해 볼 것을 권한다. 호르몬치료는 에스트로겐 저하로 인해 발생하는 일련의 증상을 개선할 뿐 아니라 관상동맥질환,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 대장암 등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물론 호르몬치료를 결정하기 전에 나이, 폐경 시기, 증상의 정도, 자궁 및 난소 수술력, 기저질환, 유방암 병력, 혈전증 병력,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 등에 대한 자세한 병력 청취 및 혈액검사, 유방촬영 및 초음파 검사, 자궁경부암 검사, 자궁·난소 초음파 검사 등의 정기검진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호르몬치료도 다양한 방법이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하여 개인의 가치관 및 선호도를 고려하여 적절한 호르몬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일상적으로는 음식 조절과 적절한 신체활동 및 주변 인간관계 유지를 강조한다.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을 위해 음주와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건강한 지방의 섭취를 늘려야 한다. 폐경 이후 특히 중요한 영양소는 골다공증의 예방을 위한 칼슘과 비타민D의 섭취이다. 적절한 신체활동은 골다공증과 근감소증을 예방한다. 유산소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근육량을 유지하고 근력을 키우는 것이다.

적절한 신체활동은 뇌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키고 주의력과 집중력을 환기하여 치매 위험도 낮춰 줄 수 있다. 주변의 적절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특히 자녀가 성장해 집을 떠났다면 새로운 취미활동을 시작하거나 동호회에 가입하는 등의 시도를 권한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경험은 정신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폐경 이후에, 이전과 똑같이 먹고 똑같이 움직이면, 생리학적 변화로 우리의 몸은 체중이 늘고 근육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50대 이후에는 이전보다 더 건강하게 먹고 더 많이 운동하는 등 생활 습관 자체를 새롭게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 50세부터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면 20~30대 시절보다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필자 또한 꽤 오랜 기간 건강하지 못한 삶을 살았다. 최근에야 3~4년 동안 체중을 20kg 이상 감량하고 운동을 꾸준히 해서 환자들에게 잔소리할 명분이 생겼다. 전문적인 운동 크루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활동하는 사회단체 내에 회원들과 함께 하는 등산모임과 달리기모임 등에서 함께 건강해지고 싶은 회원들과 운동 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다. 많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갱년기를 잘 지나보내길 기원한다.

갱년기를 맞이하는, 갱년기를 지나고 있는 모든 여성의 슬기로운 갱년기 생활을 응원합니다.

*관련 내용은 대한폐경학회의 <폐경호르몬요법 치료지침 2024>을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월간 일터 5월호에도 실립니다.이 글을 쓴 조이혜연 님은 산부인과 전문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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