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며느리에서 아이돌 센터 된, 대세배우 박지현

이준목 2026. 5. 2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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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이준목 기자]

▲ 유퀴즈 박지현
ⓒ TVN
27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배우 박지현이 출연했다.

박지현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영화 <히든페이스>,<은중과 상연> 등의 작품을 통하여 강렬하지만 섬세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대세 배우로 거듭났다. 최근 출연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는 박지현은 벌써 "차차차차기작까지 예정되어있다"는 근황을 밝히며 인기를 입증했다.

신작인 코미디<와일드씽>에서는 강동원, 엄태구와 호흡을 맞추며 3인조 혼성그룹 아이돌 연기에 도전했다. 박지현은 팀의 센터 겸 보컬을 맡아 실제로 아이돌처럼 노래와 춤까지 소화했고 실제 뮤직비디오까지 촬영했다.

"저보다는 두 선배님(강동원, 엄태구)의 변화에 다들 충격을 받았다. 'AI(인공지능) 아니냐?' '다들 뭐 약점 잡힌 거 있냐.' 출연자들이 모두 I(내향인) 성향인데 '내향인들을 모아놓고 무슨 짓을 한 거냐' 등의 댓글이 많더라(웃음) 제가 맡은 '변도미'라는 캐릭터가 청순과 섹시의 두 가지 모습을 모두 보여줘야 해서, 핑클의 이효리 선배님을 보고 눈웃음 등을 참고했다."

내향적인 본캐와는 달리, 역할에 몰입하며 열정이 불탄 배우들끼리 더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한 그들만쟁이 붙기도 했다. 박지현은 아이돌 트레이닝을 받다가 강동원과 엄태구의 파격적인퍼포먼스의 경를 목격하고 놀라움과 당혹감을 느낀 순간을 털어놓았다.

"엄태구 선배는 귀여워 보이려고 하는지, 무대 위에서 원샷만 잡히면 윙크를 계속 하신다. 강동원 선배는 모든 춤에 다 '쪼(습관)'가 있다. 본인에게 심취해있으신다. 그걸 보면서 '뭐하는 거야?' 싶었다. 저는 정석대로 춤을 췄는데, 편집본을 보니까 시선이 모두 그들에게 뺏기는 거다. 제가 센터인데, 저만 원샷을 못받는 느낌이었다(웃음)."

박지현은 어렸을 때부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의 소유자로, 흥이 많고 춤과 역할극을 좋아하는 춘천소녀였다. 대학입시를 준비하면서 '내가 되고싶은 게 뭘까'를 고민하다가 뒤늦게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됐다고. 중학생 때 토익 900점을 돌파하고, 외대 스페인어과에 입학할 정도의 우등생이었던 박지현은,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한 학기만에 휴학하고 자신의 꿈이었던 배우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2017년에 공식 데뷔하여 지금은 10년차 배우로 성장했지만, 한때는 100번넘게 오디션마다 낙방을 거듭하며 일이 없어 낙담하던 시기도 있었다.

"셀 수 없이 많은 오디션을 봤다. 100번이 넘었을 수도 있다. 원래도 집 밖에 잘 안나가는데, 집에서 계속 '이 길이 맞나' 고민했다. 제일 고통스러운 것은 거의 다 왔는데 막판에 떨어질 때다. 오디션은 1등 아니면 의미가 없지 않나. 역할은 하나니까. 오디션이 성적을 매긴다면 점수를 보며 발전하고 있다고 원동력을 삼았을 텐데, 한 자리만 바라보고 있는데 다가가지 못한다는 게 많이 힘들었다."

어차피 단 한 사람만 합격하고 나머지는 다 탈락할 수밖에 없는 냉혹한 오디션의 세계에서, 박지현은 수많은 좌절을 경험해야했다. 힘든 순간을 겪으며 박지현이 찾아낸 답은 무엇이었을까.

"1차부터 3차까지 오디션을 쭉 봤는데, 어느날 갑자기 오디션도 보지 않은 친구가 갑자기 캐스팅됐더라. 오디션이라는 제도에 반항적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다가 감독님이 '이미지에 맞는 사람을 찾고 있는 거다'라고 믿기 시작했다. 내가 잘못되거나 부족한 게 아니라, 그 이미지에 맞지 않았을 뿐이다. '나에게 어울리는 캐릭터를 알아봐주시는 날이 오겠지' 그렇게 마음먹은 순간부터 편해지더라."

여러 작품에서 단역과 조연을 거치며 차근차근 입지를 다지던 박지현은, 데뷔 5년차인 2022년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순양가의 맏며느리 '모현민' 역을 열연하며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다.
드라마의 성공 이후로 박지현은 이제 오디션보다 먼저 작품 제안을 받는 게 익숙한 유명배우가 된다.

"지금 10년차가 됐는데 제가 체감하기에는 <재벌집 막내아들>까지가 10년된 것 같고, 이후부터 지금까지 1년밖에 안된 것 같은 기분이다. 바쁘게 지내면서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간 거다. <재벌집>까지 기다린 시간이 더욱 길게 느껴졌다."

배우로서 본격적인 날개를 달게 된 박지현은 2025년<히든페이스>에서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26년 백상예술대상 작품상을 수상한 <은중과 상연>에서는 말기 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상연' 역을 열연하며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찬사를 받았다.

<은중과 상연>은 10대부터 함께 한 친구 은중(김고은)과 조력 사망을 결심한 상연과 동행을 부탁받고 스위스로 떠나는 여정을 다뤘다. 박지현은 김고은과 <유미의 세포들>에 이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며, 서로 동경하고 미워하면서 얽히는 두 친구의 감성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상연이는 아픈 친구다. 어떻게 시한부 인생의 아픔을 한번이라도 느껴볼수 있을까. 죽음에 최대한 가까워져 볼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금식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물이나 커피만 마시고 3주 정도 생활을 했다. 그때 식도랑 위장이 붙어서 흡착된 느낌이 들었다. 몸을 마르는데 얼굴은 붓는다. 그런데도 촬영을 할 때 얼굴을 어떻게 더 붓게 할수 있을까 싶어서, 숙소에서 두 시간을 울고 촬영장에 나가곤 했다."

또한 박지현은 <은중과 상연>을 촬영하면서, 의사이자 말기암 환자였던 부친에게 자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재벌집 막내아들>을 통하여 배우로서 겨우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한 순간, 갑작스럽게 마주하게 된 아버지의 투병 소식은 박지현에게도 큰 아픔이었다.

"아버지의 몸상태가 점점 안좋아지면서 '하나를 나에게 주고 하나를 빼앗아가려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은중과 상연>을 촬영하면서 아버지가 많이 떠올랐다. 아버지의 상태가 많이 괜찮아지셨을 때 '그 정도의 아픔은 어떤 느낌이야'라고 물으니, 아버지는 '가족이 아니었다면 죽고 싶었다'고 하시더라. 그 말을 들으니까 상연이의 마음이 뭔지 알 것 같았다. 환자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고통을 버텨내시는지 알게 됐다 "

다행히 이후 부친의 상태는 많이 호전됐다고. 박지현은 힘든 상황속에서도 묵묵히 연기에 최선을 다하며 부모님 앞에 훌륭한 배우이자 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하여 노력했다.

"엄마가 <은중과 상연>을 보면서 많이 힘들어하셨다. 남편의 투병을 봤는데,딸이 시한부 연기를 하니까, 엄마는 제 건강을 걱정하셨다. 아버지가 아프신 동안, 연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보여드린게 아버지는 뿌듯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버지가 팬분들이 올린 게시글에도 다 좋아요를 누르시더라.연기로 묵묵히 더 활발하게 활동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제가 할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박지연은 <은중과 상연>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김고은을 타 인터뷰에서 자주 언급한 터. "그 존재만으로도 전세계 문화예술계의 축복"이라는 내용의 인터뷰를 유재석이 언급하자 말을 이었다.

"여러 인터뷰에서 제가 김고은 언니에 대한 추앙을 많이 했다. <유미의 세포들>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말도 걸기 힘든 대선배였다. <은중과 상연>을 해보니까 그녀가 갖고 있는 에너지가 모두를 숨쉬게 만들어준다. 어떤 작품이든 그녀의 손을 거치면 황금이 되는 것 같은, 힘을 불어넣어주는 존재였다."

<은중과 상연>의 막바지 촬영 당시 진행된 상연의 조력 사망 장면에서는 두 배우의 연기 호흡이 빛을 발하는 명장면이 탄생했다.

"고은 언니가 갑자기 대본이 없는 '상연아 사랑해' '상연아 숨쉬어'라는 대사를 했다. 저는 병상에서 가만히 있어야하는 장면이었는데 언니의 말을 들으니까 눈물이 계속 났다. 언니의 말도 시야도 점점 멀어져가는 기분이 들었다. '나도 사랑해'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었는데 안 나오더라."

박지현은 자신의 10년 뒤 자신의 미래 모습을 상상하면서 "혹시라도 결혼을 하게 된다면 잘하고 싶다. (연기로) 큰 상을 하나 받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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