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AI기반 팬덤·IP·플랫폼 생태계 구축해야"

이민우 2026. 5. 2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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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제작·유통·소비 환경 급변
생태계 구축해 소비자 안착시켜야
지난해 6월3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25 K콘텐츠 서울여행주간을 맞아 열린 오징어게임 팝업 광화문 행사에서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콘텐츠 기업들이 기존의 콘텐츠 생산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기반 팬덤과 지식재산권(IP), 플랫폼 생태계 구축 경쟁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콘텐츠 제작에 대한 해자가 낮아진 만큼, 콘텐츠를 유통하고 소비하는 환경을 조성해 고객을 안착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28일 삼정KPMG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AI가 뒤흔든 콘텐츠 산업의 지형과 성장 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콘텐츠 산업이 단순한 디지털 전환을 넘어 'AI 중심 생태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무엇을 만들고, 누가 제작하며, 어떤 방식으로 소비하는지 등 산업의 핵심 구조 전반이 AI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AI 콘텐츠 제작 '차원이 달라'

특히 과거 대규모 제작비와 전문 인력이 필요했던 콘텐츠 제작이 AI 툴 기반으로 개인 단위에서도 가능해진 점을 주목했다. 콘텐츠 제작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창작 생태계 전반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AI 음악 생성 툴을 활용해 탄생한 AI 아티스트 자니아 모네는 미국 주요 음악 차트 상위권에 진입했다. 국내에서도 유튜브 크리에이터 '정서불안 김햄찌'가 클링, 수노, 일레븐랩스 등 생성형 AI 툴을 활용한 제작 방식으로 7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변화가 개인 창작자를 넘어 기존 미디어 기업으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스튜디오들은 AI 기업과 전략적 협업을 확대하며 제작 파이프라인 혁신에 나서고 있고, 일부 기업은 AI 제작 역량 내재화를 위한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 영화·TV 스튜디오 라이온스게이트는 AI 기업 '런웨이'와 협력해 자사 IP 기반 맞춤형 AI 모델 구축에 나섰다. 넷플릭스 역시 AI 영상 제작 스타트업 인터포지티브를 인수하며 AI 기반 후반 작업 자동화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제작 효율 제고 수준을 넘어 제작 방식 자체가 재정의되는 움직임도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콘텐츠 제작 전 과정을 포괄하려는 'AI 스튜디오형 플랫폼'을 구축하는 기술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게임 기업 크래프톤과 네이버제트의 합작법인 오버데어는 자체 개발한 AI 에이전트 기술을 통해 대화형 명령만으로 게임을 구현할 수 있는 제작 환경을 선보였다.

실시간 번역으로 유통 속도↑…검색도 AI로

유통 영역에서는 AI 기반 번역·더빙 기술 발전으로 콘텐츠의 글로벌 확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실제 미국 방송사 운영 기업 싱클레어 브로드캐스트그룹은 AI 더빙 기술로 한국 드라마, 예능, K팝 중심 채널인 'K-채널 82' 출범을 준비 중이다.

콘텐츠 추천 및 탐색 방식도 AI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플랫폼들은 자체 AI 모델 기반의 초개인화 추천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AI 챗 인터페이스가 새로운 콘텐츠 탐색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AI 검색 환경에 최적화된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전략이 새로운 핵심 경쟁력이 됐다고 진단했다. 기존 SEO(검색엔진최적화)가 검색 결과 노출 중심이었다면, GEO는 AI가 답변을 생성할 때 인용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콘텐츠 기업들은 인간 사용자뿐 아니라 AI의 이해·추론 방식까지 고려한 콘텐츠 설계 전략을 병행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 영역에서는 AI가 콘텐츠 소비와 창작의 경계를 허물며 참여형 콘텐츠 생태계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기반 제작 툴 확산으로 소비자가 직접 콘텐츠를 생산·유통하는 '프로슈머' 구조가 강화되고 있으며, 팬아트·리믹스·2차 창작 등 팬덤 기반 콘텐츠 생산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가 팬덤 경제의 구조적 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및 굿즈 시장은 지난해 약 1776억달러에서 2030년 약 2395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이같은 콘텐츠 산업 환경 변화에 맞춘 제작·유통·소비 영역별 전략을 제시했다. 강인혜 삼정KPMG 테크·미디어·콘텐츠 산업 리더 강인혜 전무는 "AI 시대 콘텐츠 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팬덤을 단순 소비자가 아닌 콘텐츠 생산·확산·수익화의 능동적 주체로 전환하는 데 있다"며 "IP와 크리에이터, 팬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참여형 생태계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축하느냐가 향후 콘텐츠 산업의 판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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