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비중 50% 돌파한 삼전·닉스…양극화 우려 '최고조'

정원 기자 2026. 5. 2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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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레버리지 상장 첫날 '불기둥'(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및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인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8개 자산운용사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16종이 동시 출격하면서 매수세가 급격히 쏠리는 모습이다. 2026.5.27 cityboy@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절반을 넘어선 가운데 국내 증시의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시장 체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 내부에선 양극화 우려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어서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까지 상장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을 합친 수치다.

연초만 해도 두 종목 비중은 37% 수준이었다. 하지만 AI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외국인 자금 유입, 메모리 업황 재평가가 맞물리며 비중이 가파르게 확대됐다.

문제는 시장 내부 온도차다.

코스피는 역사적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 상당수 업종은 오히려 약세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플랫폼과 인터넷, 일부 금융주와 내수주 등은 여전히 52주 신저가 부근에서 머무는 종목이 적지 않다.

실제로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주는 AI 투자 부담과 성장 둔화 우려 속에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은행주 역시 정부의 생산적 금융과 상생금융 압박, 순이자마진(NIM) 둔화 우려 등으로 시장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지수와 시장의 온도차가 심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건강한 강세장에서는 반도체와 자동차, 금융, 소비재, 중소형 성장주 등으로 상승 흐름이 확산하는 업종 순환이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장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사실상 지수 전체를 끌어올리는 구조가 고착화된 모양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수가 강한 것과 시장이 건강한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지금은 코스피 전체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방향성에 과도하게 종속되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이에 시장 체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두 종목 중심 장세가 이어질수록 외부 충격에 대한 시장 민감도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AI 투자 사이클 둔화나 미국 빅테크 조정, 메모리 업황 피크아웃 우려 등이 발생할 경우 시장 전체가 동시에 흔들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특히 이날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이런 변동성을 더 증폭시킬 트리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레버리지 상품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등을 통해 기초자산의 두 배 노출을 만드는 구조다.

상승장에서는 헤지 목적의 현물·선물 매수가 추가 유입되며 상승 탄력이 커질 수 있지만 반대로 하락 시에는 기계적 매도가 확대되며 낙폭도 커질 수 있다.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상장이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쏠림을 더 강화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또 다른 문제는 '자금 블랙홀' 현상이다.

기관과 외국인, ETF 자금이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몰리면서 중견기업과 중소형 성장주, 신규 산업으로 자금이 흘러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AI 반도체와 관련된 극소수 종목으로 거래대금이 집중되는 반면 바이오와 인터넷, 콘텐츠, 일부 2차 전지 업종 등은 거래 자체가 급감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자본시장의 본래 기능인 혁신산업 자금 공급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정부가 최근 생산적 금융을 내세우며 국민성장펀드 등을 통해 자금을 AI·첨단산업·벤처·지방경제로 유도하려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개인투자자들이 체감하는 괴리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실제 개인투자자 계좌는 지수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코스피는 오르는데 내 계좌는 오르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 장세는 AI 반도체 중심 한국 증시 재평가라는 긍정적 의미도 있지만 시장 내부 양극화와 집중 리스크라는 부작용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며 "지수 상승률보다 업종 확산과 시장 폭이 더 중요한 국면"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국 증시 핵심인 것은 맞지만 시가총액 절반 이상이 두 종목에 집중되는 구조는 건강한 시장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상승장에서는 강하지만 방향이 꺾이거나 횡보장세를 이어간다면 그 변동성을 감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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