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길 가는 유가와 금리…'헤어질 결심'은 언제

이민우 2026. 5. 2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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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안정돼도 금리 하락은 힘들수도
전쟁 후 인플레이션 압력 가중 때문

유가가 꺾이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4.5%를 밑돌기 시작했다. 단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까지 안정돼도 금리가 유의미하게 하락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하나증권은 유가와 채권시장의 향방을 이같이 진단했다. 미국과 이란과의 합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변화는 시작됐다. 유가는 하락했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4.5%를 하회하기 시작됐다. 하성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수일 내 합의가 타결된다면 시장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유가 하락이 금리의 하향 안정화로 이어질 것인가'로 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주목할 부분은 인플레이션 압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컨퍼런스보드(이하 CB) 소비자신뢰지수와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노동시장에 무게를 두는 CB와 가계 금전 사정 및 기대인플레이션에 민감한 방법론적 차이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미시간대 지수 대비 CB 지수 배율이 이달 2.07배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헤드라인 CPI 대비 실업률 배율 역시 0.88배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하 연구원은 "현재 미국 경제의 심리가 노동 시장에 대한 우려보다 '인플레이션 커브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경계에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 전반의 기초 체력과 물가 압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이 이란과 합의해서 호르무즈 해협이 예상보다 빨리 열린다고 하더라도, 유가 고점이 물가 고점(비탄력적 소비자물가지수 기준)으로 연결되는 시차는 과거 전쟁 국면보다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앞서 1990년 걸프전 당시에는 브렌트유 고점에서 물가 고점까지 약 4개월 소요됐다.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는 이 시차가 9개월까지 늘어났다. 유가가 꺾여도 물가가 떨어지기까지 상당한 압력이 남아있다는 의미다. 더욱이 명목 임금보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실질 소득이 줄어들고 있으나, 견조한 노동시장을 감안하면 향후 임금 상승 압력이 재차 커질 수 있다. 이 역시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하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유가의 하향 안정화 흐름을 반영할 경우, 미 국채 10년물 금리의 단기 하단을 4.40% 수준으로 전망한다"며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와 한층 높아진 인플레이션 경계심을 감안할 때, 금리의 추가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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