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 한꺼번에 올라서자 무너졌다”
![27일 김병태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이 관계기관 합동회의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8/joongang/20260528001916912uhis.jpg)
6명의 사상자가 나온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는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수의 점검 인력이 한꺼번에 구조물로 올라간 직후 발생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서울시 관계자는 27일 “작업 재개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담당 팀장이 ‘거더’(교량 등을 떠받치는 보) 사이에 올라갔는데, 하중이 가해지자 곧바로 구조물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철거 과정에서 구조물이 약해진 게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오전 2시30분쯤 상판(슬래브) 절단 작업 중 2.9㎝ 단차가 발생해 철거 공사가 중단됐는데 이를 점검하기 위해 투입된 13명의 전문가 등이 동시에 구조물에 들어섰고, 그 뒤 붕괴가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외부 전문가를 동원한 안전진단은 슬래브가 내려앉은 26일 오전 2시30분부터 약 12시간 지난 뒤인 오후 2시쯤 본격 시작됐다. 오전엔 시공사 등이 자체 점검을 진행했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는 “이미 약해진 구조물에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여러 명의 진단 인력이 올라서니 붕괴 위험이 커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 “해체계획서 잘못 작성됐거나 작업방법 제대로 안 따랐을 가능성”
서울시가 제시한 세부 공사 지침인 시방서가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소문 고가 개축(성능 개선) 실시설계 용역 공사 시방서’는 “철거 구조물의 변형 침하 또는 붕괴를 막고 인접 시설물이 손상되지 않도록 필요시에는 철거 구조물에 버팀대 또는 지주 등 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철거 계획대로 작업을 진행했다”며 “해야 할 조치를 하지 않거나 작업 절차를 어긴 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계획 수립부터 시공·감리까지 모든 과정에서 결함을 잡아내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송창영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시공사와 감리단뿐 아니라 계획서를 짠 엔지니어 회사, 이를 감독한 서울시까지 어느 한 군데라도 제대로 작동했다면 붕괴가 일어났을 리 없다”고 말했다. 정진우 서울과기대 안전공학과 교수도 “해체작업 계획서 자체가 잘못 작성됐거나, 현장에서 계획서상의 작업 방법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1966년 준공된 서소문 고가는 2019년 하부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지는 등 안전 문제가 제기되다가 정밀안전진단에서 ‘안전성 미달’인 D등급을 받고 지난해 철거공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27일 오전 4시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산업안전보건공단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사고 현장에서 정밀 감식을 진행했다. 검찰도 검사 4명과 수사관 6명 등으로 전담팀을 꾸렸다.
오삼권·김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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