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쿠팡과 싸워보니..."자본의 힘 세져, 강력 규제 필요한 시점"
[구영식,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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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설이 법무법인 지음 대표 변호사 김설이 법무법인 지음 대표 변호사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지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 ⓒ 이정민 |
"1순위 대주단 단독의 면책만으로는 피해구제 안 돼"
- 대주단은 이러한 하청업체들의 피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제가 담당하고 있는 사건에서 1순위 대주단으로는 메리츠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국감에서 굉장히 이슈가 되면서 제일 유명한 회사로 주목받다 보니까 전부는 아니어도 일부 사업장에 대해서는 면책하겠다고 통지했다. 하지만 1순위의 면책 통지는 의미가 없다. 담보 부동산을 아무리 싸게 팔아도 1순위는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다 가져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1순위의 면책은 형식적으로 '잘못했다'고 말하는 수준이다. 2순위와 3순위의 대출 원리금과 신탁사의 원리금이 고스란히 하청업체의 책임(연대보증 책임)으로 오게 된다.
이렇게 1순위는 대출 원리금을 다 가져가고, 나머지 사업 주체들(2순위, 3순위)의 피해는 다 연대보증인으로부터 받게 되면 1순위는 아무 책임도 안 지는 것이 된다. 연대보증을 안 시켰으면 PF 대출이 없었거나 더 건실한 시공사를 구해서 공사를 진행했을 것이다. 사업의 실패로 인한 피해는 다 연대보증인이 지게 되는 구도라서 1순위 단독의 면책으로는 피해구제가 되지 않는다."
- 대주단 중 메리츠 등 1순위는 일부 하청업체들에 대해 연대보증책임을 면책하겠다고 했는데, 대주단의 2순위나 3순위, 신탁사들은 현재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PF 대출을 하면 이자와 수수료를 떼가고, 신탁사는 자기 돈 넣고 이자를 먼저 받아 가고, 하청업체에 먼저 공사비를 내게 하거나 미분양 물건을 인수시키면 그것은 대주단끼리 나눠 갖는다. 1순위, 2순위, 3순위 대주단이 이렇게 나눠 갖는데, 그 거래 과정에서 빼먹을 것은 다 같이 나눠서 빼먹는다. 그렇게 하다가 분양이라도 성공하면 자기 손실을 면하고, 아니면 그렇게 나오는 손실은 연대보증을 선 하청업체에 다 지우게 된다."
- 그렇다면 지금 그런 과정에서 빼먹을 것을 다 빼먹으면서 2순위와 3순위, 신탁사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는 건가?
"그렇다. 오히려 '내가 더 죽겠다'거나 '나도 죽겠다'고 하고 있다. '계약내용대로 하는 건데 뭐가 문제냐'는 강경한 태도다."
- 이런 과정에서 건설사업의 핵심주체이자 PF대출의 주체인 시행사나 시공사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애초에 그런 역할을 해야 하는 시행사는 사업권 외에는 자기 자본이 없었고, 분양에 실패라도 하면 그냥 페이퍼 컴퍼니일 뿐이다. 이를 시공사의 신용으로 보강했었는데 신용이 안 되는 시공사에 대출하면서 연대보증인까지 끼워 넣은 것이라서 시공사도 부도 처리되거나 페이퍼 컴퍼니와 비슷한 역할만 한다. 하청업체가 연대보증한 PF현장의 경우 시공사는 먼저 회생 또는 파산한 경우가 많은데, 결국 담보의 적정성을 판단해야 하는 대주단이나 신탁사는 이런 시공사의 불완전성을 알고 건실한 하청업체에 연대보증을 요구한 것이다. 그런데 하청업체로서는 10~20% 공사 받겠다고 들어오는 거라 시공사가 그처럼 위험한 상황인지 알기 어렵고, 처음 계약할 때에는 다들 아무 문제없다며 연대보증계약에 사인하도록 만든다."
"하청업체들은 계약할 때까지도 몰랐다"
- 그런데 하청업체들은 이런 부당한 요구를 사전에 몰랐나?
"이제야 알게 됐다. 하청업체들에게까지 연대보증을 세우고, 책임준공 관리형 신탁이 많아지면서 과도하게 PF 대출이 일어나기 시작했던 시기가 2021년, 2022년으로 보인다. 그때 공사를 시작하면 2024년~2025년에서야 준공 여부가 결정되고, 분양이 잘 될지 말지가 결정된다. 그런데 2024년 이후 계속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았다. 우리나라 부동산 경기에서 주택은 없어서 난리지만 산업이 죽으니까 지식산업센터, 물류센터, 생활형 숙박시설 같은 상업용 시설들은 경기가 안 좋았다. 아무렇게나 '돈 잔치'(대출)를 했던 폐해가 집중적으로 나타난 게 작년부터다."
- 하청업체들이 부당한 연대보증 책임 요구, 그로 인한 피해 손실 가능성을 모르고 계약했다는 건가?
"계약을 할 때까지만 해도 그런 계산을 할 수 없었다."
- 연대보증이란 것이 어떤 상황에서 자기한테까지 책임이 온다는 것인데 사업을 해왔고, 자문변호사가 계약을 검토했을 텐데 몰랐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PF 대출 구조의 리스크를 정확하게 알려준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정확하게 알 수가 없었다. 하청업체들은 '내가 공사를 잘하면 더 이상 책임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신탁사도 '나도 책임준공의 의무를 지고 있는데 내가 이 공사를 망하게 하겠냐?'고 하니까 믿었다고 한다. 특히, 시공사가 책임준공의무를 위반하면 신탁사가 자기 자금을 고리로 무제한 투입할 수 있고, 이에 대해 하청업체도 책임지는 구조라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하청업체들은 그저 '공사 실적'을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연대보증에 대한 어떤 다른 대가를 요구했어야 한다. 자기가 공사하는 것에 대한 공사대금을 지급받는 것과 별도로 연대보증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 하청업체가 이 계약의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신탁사는 관리형 신탁에서 책임준공 신탁으로 변경되면서 훨씬 더 높은 수수료를 받았는데, 왜 하청업체는 아무런 대가 없이 연대보증을 서야 하나? 영리법인인 하청업체가 이런 결정을 했다는 것 자체가 제대로 된 정보가 제공되지 않은 채, 공사실적을 늘리기 위해 산정되지도 않은 피해를 감수한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래서 일부는 형사상 사기로 판명될 사례도 나올 수 있다. 신탁사가 연대보증인을 설득할 때 '이것 잘못되면 1200억 원의 책임을 지게 되고, 저희가 투자한 금액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한다'고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반면 '이 사업은 성공가능성이 높고, 기라성 같은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대주단도 다 돈을 빌려줄 용의가 있고, 신탁사들도 KB나 신한 등 유명한 신탁사들이 책임준공 의무를 지기 때문에 당신한테까지 책임이 가는 일은 없다'고 해서 계약에 서명하기 때문이다."
- 하청업체들이 몰랐다면 법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나?
"모든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금소법 위반이 확실하게 판단되면 그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렇게 상계처리하는 방식으로라도 하청업체의 책임범위를 제한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로 적용할 수 있는 부분도 상당하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도 이러한 약탈적 금융에 대해 유효성도 검토하고, 지나치게 고리의 대출은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 자체도 무효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지 않나? 그런 차원에서 충분히 논의할 사안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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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에까지는 구체적인 관여는 하지 않고, 이 사안을 어떻게 재재할 수 있을지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 이미 피해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는 구제할 수 없다는 건가?
"아니다. 제재 방향이 확정되고 나면 또다시 논의될 것으로 기대한다. 제재 수준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손해를 어떻게 배상했는지 등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방식으로 피해자 구제책이 논의될 수 있다. 위법성 여부에 대해 정확한 판단이 이루어지고 나면 소송을 통해서 책임범위를 제한받을 수 있다. 위법성을 근거로 가압류 등을 함부로 할 수 없게 되고, 하청업체들이 훨씬 보호받으면서 후속조치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일단 이런 행위(연대보증 요구) 자체가 허용되는 행위이냐 아니냐에 대한 금융 당국의 판단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것이 급선무다. 그리고 나서 이미 발생한 수천억 원의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정책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이런 문제가 경기의 흐름을 많이 탔던 물류센터나 지식산업센터, 생활형 숙박업 시설 등이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발생한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의 조사 결과는 언제 나올 것으로 예상하나?
"예상까지는 할 수 없고, 작년 국정감사 때 공식적으로 제기된 문제여서 올해 국정감사 때 이것이 잘 해결됐는지 다시 한번 살펴볼 것이다. 그전까지 금융당국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 5월 안에 조사 결과가 나온다는 얘기가 있다.
"사실 1주 뒤든 2주 뒤든 빨리 나오면 기업회생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업체들에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금융당국의 판단이 내려지는 시점은 구체적으로 예상할 수는 없지만 올해 국정감사 전에는 어떤 식으로든 제재 방안이 도출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대주단이 금소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지만, 신탁사에 금소법을 적용하는 것에는 소극적이다. 왜 그런가?
"저는 그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신탁사가 책임준공의무를 부담하게 되면서 권한 등에서 기존의 관리형 신탁과는 많이 달라져 법적 판단을 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는 것 아닌가 싶다. 하지만 저는 이 사건을 좀 단순하게 보면 된다고 생각한다. PF 대출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그 최종적인 연대보증 책임을 제3자한테 지우지 말라는 것이고, 신탁사를 통해서 발생한 것이든 대주단을 통해서 발생한 것이든 그것의 성격이 다 프로젝트(사업)를 완성하기 위한 '대출(대여)'이라는 점은 똑같다.
이것이 (대여가 아닌) 투자였으면 사업이 어려워졌음에도 제3자한테 원금과 이자까지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원금과 이자를 갚으라고 하고 있으니 그것이 대여인 점은 현행법상 명백하다. 그것이 대여가 아닐 방법은 없다. 그렇게 인정되면 신탁사로서는 금소법 위반이 된다. 그래서 신탁사는 대여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데, 연대보증을 진 하청업체에 하는 행동은 돈을 빌려준 사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만일 신탁사가 대여가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이는 대부업법 위반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명륜진사갈비가 가맹점주들에게 고리로 자금을 대여한 행위가 문제되고 있다. 명륜진사갈비의 법인등기부등본상 사업목적이 대부업이었는가? 그렇지 않음에도 대여를 했고 오히려 시중 금융기관의 이자율보다 훨씬 더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었다. 신탁사도 마찬가지다. 누가 신탁사에게 책임준공의무를 부담하면서 마음대로 고리의 대출을 하도록 허용했는가? 이에 대해 하청업체가 연대보증을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이에 대해 신탁사가 자신은 대출을 하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대여가 아니라고 한다면 이는 대부업법 위반이라고 자인하는 진술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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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설이 법무법인 지음 대표 변호사 김설이 법무법인 지음 대표 변호사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지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 ⓒ 이정민 |
"신탁사의 위법성이 대주단보다 크다기 보다 이것이 완전히 연결돼 있어서 그들이 다 이익을 보는 구조다. 여기가 뚫리면 저기를 통해서 뜯어먹을 수 있게 돼 '약탈적 금융'이 되는 것이다. 신탁사와 대주단은 하나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한쪽이라도 면죄부를 받으면 PF 대출로 인해 하청업체들이 받고 있는 고통은 앞으로도 영영 해결될 수 없다. 작년에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이 나온 다음에 대주단은 이런 행위는 해서는 안 된다고 인지해서 더 이상 이런 행위는 안하고 있고, 연대보증인에게 연대보증 책임을 묻는 것도 자제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신탁사는 자기는 면죄부를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대주단이나 신탁사에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보나?
"똑같이 금소법 위반으로 제재하면 된다. 그런데 신탁사가 더 위험한 것은 신탁사가 얼마를 넣을지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것이 굉장히 맹점인데 대주단 PF 대출금보다 더 위험하다. 대주단 대출금은 원금과 이자가 최초 계약서에 명시돼 있고, 그것이 그대로 가고 특정되어 있는 채권에 대해서 연대보증 책임을 진다. 그런데 신탁사는 책임준공의무 위반이 발생하면 신탁사 마음대로 500억 원을 넣을 수 있고, 700억 원을 넣을 수도 있고, 1000억 원을 넣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연대보증인은 계약 당시 신탁사에 대해 얼마의 연대보증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런 면에서 대주단보다 신탁사의 위험성이 더 크다. 게다가 신탁사의 경우 이자율도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리고 신탁사가 신탁계정대여금에 적용하는 이자율은 대주단보다 높은 경우도 상당하다."
- 현실에서 이런 계약이 있을 수가 있나?
"상상하기 어렵다. 신탁사는 이것을 대출이 아니라고 하면서 자기는 책임준공의무를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면하기 위해 어떤 행위를 해도 되는, 신탁거래구조에서 허용되는 특권이나 특약인 것처럼 말한다. 신탁사가 이렇게 무제한적으로 자신의 책임준공의무를 전가할 수 있다면, 신탁사는 왜 고율의 수수료를 받아야 하나? 최근 법원은 신탁회사의 책임준공의무는 '관리형신탁'의 고유업무 범위 외에 있다고 판단했고, 신탁사의 별도의 영리행위를 위한 책임준공의무를 면하기 위해서 자기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관리형 신탁계약에 따른 행위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관리형 신탁 범위를 벗어난 신탁사의 별도의 영리 행위라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 그렇다면 신탁사에 책임준공의무를 부여하지 말아야 할까?
"그래야 할 것 같다. 이해상충 때문에 안 맞는다. 신탁사에 책임준공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맞는가를 고민해 봐야 하고, 적어도 신탁사에 책임준공의무를 부과하는 경우에는 신탁사가 자기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금지하거나, 금소법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애초에 신탁법상 신탁사가 책임준공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신탁법 취지에 맞느냐라는 논의가 있었다. 그런 점에서 금융당국이 이런 폐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탁사가 자신의 대여 금액과 관련해 제3자인 하청업체 등에 연대보증책임을 부담시킨 행위는 제재하고, 향후 이런 일이 방지될 수 있도록 규제의 틀을 새로 짜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탁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주택공급이나 부동산 활성화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면 이해상충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더 촘촘하게 규제하는 법 개정이나 감독 규정 신설을 통해서 책임준공형 신탁에 대해서는 더 많이 감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탁사의 책임준공의무를 인정해야 할 필요가 클수록 그에 대한 규제는 더 엄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지금으로서는 신탁사를 가장 강력하게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은 금소법 위반 적용인가?
"그렇다. 신탁사가 금소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하면 대부업법 위반으로 제재하거나, 이해상충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제재하는 등 신탁사에 대한 다양한 규제 방법이 있을 것이다."
"공정위가 거래상 지위 남용으로 의율할 수도 있어"
-이것을 '건설업계에 대한 약탈적 금융행위'로 봐도 되나?
"건설산업에 대한 금융의 약탈행위다.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PF 대출을 일으켜서 '너는 공사비 받고 나는 이자 먹고' 이렇게 위험한 돈놀이를 해서 생긴 피해를 제3자(하청업체)에게 전가하는 구조다. 이런 구조에서 특별히 먹잇감이 된 하청업체는 하청업체들 중에서도 신용이 좋은 건실한 회사였다. 이들이 건실한 이유는 자기가 맡은 공사를 잘 수행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대보증을 통해 이런 회사를 죽이는 것은 고대 함무라비법전부터 약탈적 금융이 산업을 망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 바로 그 정신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 생각한다."
- 이것도 공정거래 이슈라고 판단하다?
"공정거래 이슈에도 해당한다. 공정거래법이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를 금지하는 이유는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건실한 업체의 사업이 어렵게 만들면, 결국 '작아도 잘하는 업체'들이 도태됨으로써 장점에 의한 경쟁이 저해된다는 것이다.
현재 PF 사태는 약탈적 금융이 건실한 하청업체들을 본연의 경쟁력와 상관없이 도산하게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건실한 하청업체들이 사라지고, 그만큼 공정한 경쟁이 사라진다. 따라서 PF 사태와 관련해서는 금융당국의 제재 외에도 공정거래위원회가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로 의율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있다고 본다."
"내가 구글, 포스코, 네이버, 쿠팡 등과 싸우는 이유"
- 특히 2007년부터 현재까지 공정거래위원회의 소송을 대리하고 있고, 그동안(19년) 약 350건의 소송을 대리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22년 4월 대통령 표창(공정거래 유공자)도 받았다. 이렇게 오랫동안 공정거래위원회의 소송을 대리해온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나?
"안타깝게도 대기업 위주로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다 보니까 시장에서 여러 가지 불공정한 시장 실패들이 나타났다. IMF 사태 등 때에도 대기업보다 중소기업들이 더 많은 피해를 입었고, 최근까지도 스타트업들이 성장하기가 쉽지 않은 시장 환경이었다. 계속 그렇게 가서는 우리나라가 성장의 한계를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불평등한 상황에서 좀더 공정한 경쟁이 활성화되도록 하려면 지금 민.형사로는 다 해결될 수가 없고, 느린 측면이 있지만 그래도 공정거래법이 굉장히 중요한 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정거래법에 계속 관심을 가졌고, 제가 처음 변호사 업무를 시작한 법무법인 율촌에서도 공정거래팀에서 일했다.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규제하는 것이 공정거래위원회이다 보니까 공정거래위원회와 일하는 게 참 좋았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위상이 굉장히 높다. 미국이나 EU 등도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를 굉장히 강력한 규제 기관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공정성에 대한 열망이 높은 성향이 있다. 처음 경제가 발달할 때에는 대기업 위주로 발달해서 그 폐해가 나타났고, 그 폐해가 나타난 다음에는 '이것은 공정하게 만들어야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결단이 있었다. 그래서 공정거래법이 굉장히 강하게 집행되는 나라가 됐다.
그래서 오히려 쿠팡은 자기 너무 괴롭히지 말라고 미국에 SOS를 치지 않았나? 이제는 코스피나 코스닥도 많이 올라가고 있고, 대기업 계열이 아닌 회사들 중에서도 세계적인 기업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것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강력한 집행을 이어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2025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피터 하윗 교수는 '대한민국이 혁신을 지속하려면 반독점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것이 저의 소신이다."
- 공정거래위원회를 대리했던 재판에서 승소율은 얼마나 되나?
"2007년에 처음 대리를 시작했을 때는 승소율이 상당히 높아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더 많은 사건들을 저희 사무실에 줬다. 공정거래위원회 사건을 가장 많이 대리하는 법무법인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어려운 사건 위주로 맡다 보니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도 승소하기가 쉽지 않다.
20년 가까이 공정거래위원회를 대리하다 보니 공정거래위원회 사건 중에서 제일 규모가 큰 사건들 위주로 맡았는데, 지금도 구글과 네이버, 삼성 웰스토리랑 싸우고 있다. 포스코랑은 10년 넘게 싸웠고, 구글, 쿠팡, 네이버와도 오래 싸웠다. 카카오랑도 계속 싸우고 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소송이 있나?
"구글 사건은 되게 기억에 남는다. 구글 사건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문제가 됐었는데, 공정거래위원회는 처음에 무혐의로 봤다. 그런데 우리 사무실에 근무하고 있는 이은정 전문위원이 '이것은 무혐의가 아닌 것 같다'고 해서 국정감사에서 문제제기가 됐다. 그 덕분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다시 조사해서 결국 약 22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와 관련하여 제가 공정거래위원회를 대리해서 싸웠는데 이것이 되게 오래 걸렸다. 다행히 서울고등법원에서 전부 승소해서 지금 대법원에서 싸우고 있다.
포스코 사건은 담합사건이었는데 저희가 1심(고등법원)에서 졌지만 대법원에 가서 뒤집어졌다. 고등법원에서 졌을 때 '이것은 절대 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 대법원에 가서 정말 열심히 했다. 다행히 대법원에서 그런 점을 잘 알아줘서 파기환송했고, 다시 고등법원으로 와서 잘 마무리했다. 전체 소송시간이 8년 넘게 걸렸기 때문에 그것도 기억이 남는다.
저희가 정확하게 통계내지 않았지만 10건 이상의 대법원 파기환송을 받아냈다. 사실 대법원에서 파기환송을 받는 것이 정말 쉽지는 않은 일이다. 그래서 그런 사건들은 정말 열심히 대법원을 설득하려고 노력했고, 결국 파기환송이 돼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오래 걸리고 힘들어도 유의미한 승소들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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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설이 법무법인 지음 대표 변호사 김설이 법무법인 지음 대표 변호사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지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 ⓒ 이정민 |
"아직도 갈 길이 엄청 멀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꽤 큰 집행 권한을 갖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하소연할 수 있는 기관이 있다는 것은 정말 다행이다. 외국기업들도 우리나라에 진입하려고 하거나 우리나라 업체와 거래하려고 할 때 우리나라에서 공정거래법 규제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제일 관심을 많이 갖는다. 이는 우리나라가 공정거래 규제를 하려는 의지가 있는 나라라는 뜻이다.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대기업 계열 집단 위주의 상황은 여전하다. 대기업 계열 집단 위주의 경제지형의 문제와는 다른 문제가 또 있다. 세계적인 시장 점유율을 가진 해외기업들이 엄청난 거래상 지위로 국내의 중소업체들을 압박하고, 규제기관의 규제에서도 덜 규제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나라 대 나라의 힘의 문제도 있겠지만 외국기업은 상당한 많은 증거를 외국의 본사에 두고 있고, 여러 가지 정치적 문제(외교적 문제 등)가 생길 수 있다.
자본의 힘이 근원적으로 점점 더 세지고 있고, PF 대출의 문제 자체도 자본의 힘이 너무 세져서 생긴 폐해라고 생각한다. 이 상황에서 규제기관이나 사법부가 이런 공정성 문제에 대해서 엄중한 판단을 내리고, 조금 더 '을의 입장'에서 판단을 내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신속하게 약자를 구제하려고 노력해줘야 할 때다. 이번 사건들을 하면서 금융이 산업을 지배하는 힘, 즉 자본의 힘이 더 세졌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이 경쟁에서 계속 살아남게 하고, 산업생태계의 다양성을 유지하려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 법이 중소기업 등 약자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애초에 법은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성격이 더 강했다. 왜냐하면 강자는 법이 없어도 보호받기 때문이다. 법이 없으면 강자는 힘으로 하니까 그 힘을 막기 위한 도구가 법이다. 강자의 힘이 강해지는 수준에 맞춰서 법이 더 강화되지 않으면 결국 법도 강자의 수단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이 없는 사회, 법이 유명무실한 사회보다는 법이 잘 집행되는 사회가 약자를 더 잘 보호할 수 있는 사회라고 믿고 있다.
이재명 정부에서 대출로 인한 피해를 보는 금융소비자 등 경제적 약자를 더 적극적으로 배려해야 한다는 기조를 보이고 있어 참 다행이다. 그런 정부의 기조에 맞춰 이 사건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하청업체들을 좀 더 신속하게 구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법이 조금이라도 약자를 보호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 마지막으로 어떤 변호사로 남고 싶은가?
"지금처럼 일을 즐기고, 남들이 못한다고 하는 사건에 대해서 의뢰인의 억울함이 있으면 전투력을 발휘해서 반드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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